[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 가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한 가운데 그동안 단점으로 꼽혀온 애프터서비스(A/S)에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저가 공세’에 치중했던 중국산 가전제품들이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질을 높여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입니다. 다만 업계에선 “수년이 걸리는 A/S 인프라를 단기간에 구축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브랜든 리 모바 APAC 지역 마케팅 총괄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모바)
최근 중국 가전 브랜드 모바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모바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기준이 높은 소비자층이 많아 단순히 시장 확대를 넘어 제품과 브랜드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주요한 무대”라며 “모바는 글로벌 R&D로 축적한 기술력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모바는 AI를 기반으로 로봇청소기와 에어프라이어, 전동칫솔, 반려동물 자동 급식기 등 생활가전을 취급하는 브랜드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제품 로봇청소기 ‘Z60 울트라 롤러’를 공개하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의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모바의 A/S 방식입니다. 모바는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하이마트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하이마트 매장을 통해 A/S를 지원하고, 택배 및 방문·수거로 편의성도 높였습니다. ‘중국산 제품은 저가인 대신 A/S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기 위한 전략입니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A/S 불신은 중국 가전업체들의 한국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국내 매장 수가 적거나 아예 없어 반품 및 A/S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저가인 대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후 서비스를 받기 어려우니, 차라리 A/S가 확실한 국산 가전을 쓰겠다는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가전제품의 특성도 한몫했습니다.
국내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도 이를 의식하고 A/S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 초 국내 진출을 선언한 샤오미는 지난 6월 여의도 IFC몰에 샤오미 스토어를 열고, A/S센터를 설치했습니다. A/S센터는 더욱 확장할 계획으로, 앤드류 리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익스클루시브 서비스센터’로 불릴 독자적인 A/S센터를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A/S를 준비한다 해도 향후 수년 내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명 기업들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사례는 더러 있지만, ‘A/S가 편리하다’고 평가받지는 못했다”며 “A/S는 수년간 인력과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LG와 삼성에 맞춰져 있다. 이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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