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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28일 15: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K-팝을 비롯한 드라마·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중동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K-콘텐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수출 경쟁력 강화까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주요 26개국 잠재 방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 관광 선호도가 83%, 실제 방문 의향이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40.2%는 서울만을 한국의 주요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는 한계도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적극 활용해 저출생·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심화되는 지역 소멸 위협 요인을 줄여나가기 위해 문화산업 육성에 나섰다. <IB토마토>는 K-웨이브 확산의 실태와 개선 방향을 점검하고 향후 육성 전략을 살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K-콘텐츠가 국제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촬영지와 한식 등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외국인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방한관광객을 3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수 1637만명 대비 2배 가까이 많은 수다. 방문객수 확대를 위해서는 대형 공연장 확충과 지역 관광 활성화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5 K-티(Tea) 국제차문화산업박람회'에서 한 외국인 관람객이 차를 맛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한류 열풍이라는데 방한관광객 고작 1637만명
28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입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입국관광객수는 883만명으로 지난해 동기(770만명) 대비 약 14.60%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6월 누적 입국관광객수 844만명과 비교하면 약 4.58% 증가한 데 그쳤다.
인접국가인 중국의 해외여행 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12월 비상 계엄사태로 인해 방한객 예약 취소 등이 이어지면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부에서는 올해 입국관광객수 1850만명을 목표치로 내세웠지만, 엔저가 이어지면서 관광 강국인 일본과의 경쟁이 관광객 유입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정부는 K-컬처를 앞세워 오는 2030년까지 방한관광객을 300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야놀자 등 민간 기업에서도 오는 2027년까지 방한관광객을 동일한 수준으로 확대, 2028년까지 500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입국관광객수는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1750만명) 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관광산업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외국인이 실제로 방문했을 때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돼 있는데다 결제·지방교통·길찾기·언어 등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제한적이다. 야놀자리서치 등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 중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구글맵과 우버 등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기 어려운 한국의 디지털 환경은 중요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성을 높이고 문화관광 콘텐츠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해외 관광객이 한국의 공연·숙박·교통을 토종 OTA안에서 보다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한국형 디지털 플랫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세계적 아티스트가 찾을 수 있는 대형 공연장 확충과 수도권에 집중된 여행 수요를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 관광 활성화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콘텐츠 내세운 체험형 관광과 지역균형 필요
최근 한류체험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서 15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 4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0.3%가 한류 체험을 하러 한국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20-29세(5696명) 중에서는 25.5%가 한류 체험을 목적으로 했다. K-콘텐츠가 실제 관광과 여행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류 팬덤의 영향력으로 인해 특정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관람하거나 팬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하는 팬들이 다수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등을 K-팝 아이돌처럼 스타일링 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반영한 K-팝 스타일 시술 옵션, 유명 K-팝 안무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인바운드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은 서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 2014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전역의 다양한 관광권역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이 여러 지역을 연결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면서 외래 관광객수와 재방문율을 늘려왔다. 특히 일본은 방일 외국인 여행객의 1인당 지방숙박 일수를 기존 1.4박에서 올해까지 2박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3687만명으로 전년대비 47.1% 늘었다. 2019년 3188만명 보다도 15.65% 높았다.
특히 한국 관광지가 서울로만 한정될 경우 여행 옵션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도시 활성화를 통한 재방문 유도가 절실하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국내 공연을 즐기기위해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이 여행을 동반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수요를 포함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들의 경우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글로벌 펀드 조성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확대하고, 타 산업과 시너지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한류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들 간의 공동 연구나 제작 등을 통한 교류 활성화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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