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 금융시장 '롤러코스터'…'4월 그림자' 어른
한·미 관세 협상, 미·중 무역 갈등…환율·증시 '휘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불안감 ↑…"당분간 지속"
2025-10-15 16:40:42 2025-10-15 16:58:1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다시 불거지는 미·중 무역 갈등 우려로 국내 및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에 시중 유동성이 금 등 자산시장으로 빠르게 몰리면서 국제 선물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하루 만에 1430원대로 치솟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코스피지수가 휘청이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했을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미 관세 협상 난항,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하루 만에 1430원대…뛰던 코스피도 후퇴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7원 내린 1421.3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1430원대로 치솟은 불안한 상태에서 전일 대비 1.9원 하락한 1429.1원으로 장을 출발했습니다. 이후 142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하락 폭을 키우며 1420원대 초반에서 마감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긴축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추석 직전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대를 돌파한 환율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142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대미 투자 불확실성에 따른 한·미 관세 협상 장기화 영향이 컸는데, 연휴 기간 달러 강세 요인을 한 번에 소화하면서 20원 이상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환율은 지난 주말 사이 미·중 무역 갈등까지 재점화하면서 1430원대마저 뚫었습니다. 천정부지 치솟는 환율 상승세에 외환당국은 지난 13일 1년 6개월 만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환율은 하루 만에 1430원대로 올라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실제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일보다 5.2원 오른 1431.0원을 기록했습니다.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증시도 대외 악재에 휘청이고 있습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74포인트(0.63%) 내린 3561.81로 장을 마쳤는데, 장중에는 지난 10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617.86)도 갈아치웠습니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 속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급격히 급락했습니다. 다만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95.47포인트(2.68%) 오른 3657.28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중 갈등 격화 시 4월 그림자…글로벌 불확실성에 금·은값 폭등 
 
국내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 뉴욕증시는 지난 주말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급락하더니, 이날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실제 간밤 다우지수는 0.44% 상승했지만,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16%, 0.76% 떨어졌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주요국의 재정 불안 우려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은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모습입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는데,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3% 오른 온스당 4133.0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은 선물도 온스당 50.43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은값도 4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잇따른 대외 악재로 변동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입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시 지난 4월처럼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하면서 1487원까지 상승한 바 있습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고용 보고서와 대미 투자 협상에 달려 있다"면서 "당분간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원화에 우호적인 결과가 나올지도 불확실하다"며 "당국 개입과 레벨 부담으로 환율 상승 속도는 제한적이지만, 1400원 수준에서는 강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1425.8원)보다 5.2원 오른 1431.0원에 거래를 마감한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수치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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