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다시 흔들리는 항공사들
7일 원·달러 환율 장중 1450원 돌파
리스비·유류비 인상…수익 방어 한계
2025-11-07 14:20:54 2025-11-07 14:36:5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하며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항공사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여객 수요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개선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달러로 결제되는 항공기 리스료와 항공유 구매비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업계 전반의 재무 부담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1458.5원까지 오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10일(1465.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고환율은 항공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합니다. 항공기 리스와 정비, 부품 조달 등 대부분의 항공 관련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0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율 상승분이 그대로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국제유가 또한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부담은 더해집니다. 항공유는 전체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으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를 경우 항공사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합니다. 대형 항공사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장거리 노선과 화물 운항으로 일부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체력이 약한 저비용항공사(LCC)는 타격이 더 큽니다. 
 
이에 LCC 업계는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부터 부산~푸꾸옥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티웨이항공은 지난 9월 청주~발리 노선을 새롭게 취항했습니다. 이스타항공도 지난달 인천~마나도 노선을 신설하고, 12월부터는 운항 횟수를 주 7회로 늘릴 계획입니다. 여기에 최근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은 파라타항공까지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며 공급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여객 수요가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4분기(10~12월)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1~3%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수요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이 늘면 운임 인하 압박이 커지고 결국 항공사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고금리·고환율·고유가 ‘3고(高)’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업계 전반의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동계 시즌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과 유가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항공사들에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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