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추석 연휴 효과로 지난달 항공업계가 모처럼 웃었습니다. 10월은 전통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지만, 명절 특수를 타면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여객 수요가 일제히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한항공은 월간 기준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르며 흑자 방어에 나섰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공격적인 증편 전략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개천절이자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달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둔 여행객들이 면세구역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 10월 여객 수는 284만388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최근 3개년 중 월간 기준 최고치로 직전 최대치였던 올해 8월(283만5095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8.2%, 작년 동월 대비로는 5.7% 늘었습니다. 설 명절이 있었던 지난 1월과 비교해도 5.75% 증가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0월 한 달간 184만7464명을 수송하며 전월 대비 4.95% 증가했습니다. 통합을 앞둔 두 회사의 합산 여객 수는 약 470만명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명절 연휴 기간을 앞두고 증편과 인력 재배치를 단행한 LCC들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에어부산은 전월 대비 23.5% 급증한 90만2733명을 기록하며 증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16.53% 늘어난 19만3222명, 이스타항공은 14.22% 증가한 77만7167명, 에어프레미아는 11.38% 증가한 10만6855명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항공사들은 “추석 연휴 기간 국내외 여행 수요가 집중되며 공급 좌석이 빠르게 소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10월 한 달간은 여객 회복세를 보였지만, 4분기 해외여행 수요 성장은 전년 대비 1~3% 그칠 것으로 여행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명절 효과로 단기 회복세는 이어지겠지만, 고환율과 경기 둔화로 해외여행 소비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항공사들의 3분기(7~9월) 실적은 부진합니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2% 감소한 3763억원, 매출은 5.5% 줄어든 4조8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고환율과 유가 부담, 화물 수요 둔화가 발목을 잡은 탓입니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 급감한 76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에어부산 역시 전년 대비 60% 급감한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목인 명절 특수로 여객 지표는 단기적으로는 개선됐지만 환율과 유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며 “연말 성수기 등이 4분기 실적 반등에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