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 낮추는 GM·테슬라…K배터리 LFP 승부수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장기화 여파
중, LFP 대체 한국 기업 유력 대안
2025-11-18 14:29:05 2025-11-18 14:29:0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산 부품과 배터리 사용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GM과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K배터리 기업들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삼성SDI 부스를 찾은 참관객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 중국 기반 공급망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원칙을 협력사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일부 부품은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교체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품목들도 향후 1~2년 내에 중국산을 축소하는 작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테슬라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특정 부품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공급망 구조를 재설계하는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GM은 협력사들에게 원자재와 부품 공급처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침을 하달했습니다. 특히 공급망을 완전히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설정하라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서, 구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제거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됩니다.
 
미국 완성차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심화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변화의 중심에는 LFP 배터리가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현재 중국이 생산과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로, 전 세계 LFP 배터리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GM과 테슬라는 엔트리급 전기차와 하위 트림 모델에서 LFP 배터리 의존도가 특히 높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순간 상당한 공급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왔습니다. 특히 테슬라의 스탠다드 모델이나 GM의 일부 볼트 시리즈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공급처 확보는 매우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중국의 대체 공급망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이미 NCM(리튬·코발트·망간)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LFP 배터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배터리와 차별화된 성능과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춰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에 LFP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며, SK온 역시 LFP 배터리 양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SDI도 LFP 배터리 기술 개발과 함께 북미 생산 거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미국 OEM들의 전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중국 배터리를 대체할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 국내 배터리 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독주 체제가 약화되고 공급처가 다변화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프리미엄 NCM 배터리뿐만 아니라 보급형 LFP 배터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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