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들이 올해 시공사들의 격전지가 될 예정입니다. 가장 먼저 경쟁이 이뤄지는 장소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제4지구입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하이엔드(초고급)' 브랜드와 고층 건설 '노하우' 등을 동원하는 '혈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시공자 선정 입찰은 다음달 9일 마감을 앞두고 있습니다. 성수2가1동 219-4 일대에 연면적 39만5000㎡,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를 짓는 사업입니다. 공사비는 1조3628억원입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 조감도. (사진=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대어'를 노리려는 의지가 가장 강력한 업체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로 꼽힙니다. 두 회사는 2022년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 일대 한남 제2재정비촉진구역에서도 수주전을 벌였습니다. 때문에 이번 수주전은 4년 만의 '한강변 리턴매치'로 꼽힙니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이 22일 성수4지구를 방문한 것도 수주전에 뛰어드는 전사적인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두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론칭한 '써밋'을 성수4지구에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써밋 브랜드를 앞세워 신반포16차, 개포주공5단지 등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경험이 있습니다. 한남2구역에도 써밋 철학을 집약적으로 구현할 방침입니다.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 17일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해 '르엘' 브랜드 적용 사업장을 16곳으로 늘렸습니다.
하이엔드·'고층 노하우' 대결…'브랜드 타운'도 노려
주요 경쟁 수단에는 고층 건설 기술도 있습니다. 롯데건설은 123층(555m) 높이로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67층짜리 부산시 해운대구 '르엘 리버파크 센텀' 등을 지은 노하우를 가지고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22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바라본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대우건설은 영국 구조 설계·엔지니어링 회사 '아룹(ARUP)'과 손잡았습니다. 아룹은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679m 규모의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632m의 중국 '상하이 타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등 세계적인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의 구조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수행했습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아룹은 초고층 건축물에 요구되는 고난도 구조 시스템 설계와 풍환경 해석, 성능 기반 내진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풍부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룹은 최고 높이 250m에 달하는 성수4지구 건축물 특성을 감안해, 고층 및 초고층에 최적화된 구조시스템 설계, 지진 및 풍하중에 대비한 구조 안전성 확보 등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지역 정체성 추구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성수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한다는 겁니다. 성수4지구 입찰 참여 출사표를 내면서 내세운 비전도 'Only One(오직 하나) 성수'였습니다.
대우건설은 지역 정체성 추구가 동일 브랜드가 대규모 밀집 효과를 내는 '브랜드 타운'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성수4지구 사업은 한강변 벨트에 소재한 매우 중요한 사업이고, 회사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랜드마크 아니면 대표 브랜드 타운 조성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Only One 성수도 그런 맥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건설의 경우,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주변에 있는 기존 롯데캐슬 브랜드와 '롯데캐슬 벨트'를 형성하면 브랜드 타운 효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익성과 더불어 롯데건설이 성수4지구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는 수익성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확실하게 진입해야 하는 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수익성 있는 지역, 저희를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성수 1·2·3지구를 전혀 보지 않고, 4지구에 진심을 다할 정도로 전사적으로 힘을 집중하고 있다. 조합원들과 교감을 제일 먼저 시작한 게 저희"라고 강조했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뿐 아니라 주요 사업장들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됩니다.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역시 이달 말 시공사 입찰 공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구정5구역의 조합 역시 다음달 중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6단지가 이달 28일 재건축 시공사 입찰 공고 예정입니다. 영등포구 여의도 내 대표적인 재건축사업이 이뤄지는 시범아파트도 하반기 중 시공사 선정이 예상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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