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전연주 기자] "5년 후 정권 재창출이 되지 않는다면 끔찍한 세상을 또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의 성과가 정권 재창출의 핵심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저로선 제게 부여된 이 의무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갑)은 지난 4일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 배경으로 '정권 재창출'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박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214표 차이'로 당선된 자신의 1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계기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켰다. 이 국회의원 자격이 윤석열정부 검찰이 이 대통령을 탄압을 할 때 방패막이를 했다"면서 "인천 시민들은 이 대통령에게 채권을 주장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역설했습니다.
박 의원은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한 건 개인의 욕심보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앙정치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이 '열망'이었다면 인천시장 도전은 '절박한 책임감'"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압승해야 한다. 제가 인천시장으로서 이 대통령의 지방자치 철학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이런 정책 효능감이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져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인천시장으로서의 구체적 포부에 관해 "공익과 민간의 이익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는 기업가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관료 출신이나 과거 정치 문법으로는 어렵다. 창의적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회계·재정 전문가로서 민간에서 성장한 경험과 중앙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의 대전환기를 이끌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월4일 박찬대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의원실)
다음은 박찬대 의원과의 일문일답.
인천 토박이로서 인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1965년 인천 인하대 인근 판자촌에서 태어난 '인천 토박이'입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배경은 제 정치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인천의 포용성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의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 인천은 수도권의 변방이었으나,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품어주며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도시의 특성은 제 성격에도 깊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또 인천은 개항지로서 근대화의 출발점이었고, 남동공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화의 중심지였습니다. 1986년 5.3 인천항쟁의 숨결이 깃든 민주화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대전환기에는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가 응축돼 있습니다. 이런 인천의 역사와 정신은 제 정치 여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해 벌써 3선입니다.
2016년 당시 인천 연수구는 그때까지 민주당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험지였습니다. 하지만 "옥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라는 신념으로, 민주당이 이길 수 없다고 여겨진 곳이지만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연수구는 20대 총선 때 연수갑·을로 나뉨) 그 결과는 214표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투표일을 넘긴 새벽녘에야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저는 사실상 20대 국회의 마지막 당선자인 셈입니다.
민주당은 이 1석 덕분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보다 1석 많은 123석을 얻어 제1당이 되었습니다. 이 1석은 정세균 국회의장 선출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이듬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이처럼 1석은 한국 정치사에서 결정적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2월4일 박찬대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의원실)
국회의원 10년 동안 가장 자부하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단연 '민주주의 수호'를 꼽고 싶습니다. 물론 먹고사는 민생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기반인 민주주의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초선 시절엔 박근혜 국정농단 시기엔 탄핵에 힘을 보탰습니다. 원내대표가 되고 윤석열정부의 12·3 계엄 사태 때는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와 함께 검찰 독재의 탄압을 목숨 걸고 견뎌냈습니다. 이 대통령을 보호하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지켜낸 것이야말로 제 의정 활동의 가장 큰 결실입니다. 민주주의가 기반이 됐기 때문에 먹고사는 고민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간 '인천은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다'라고 말씀해 오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인천은 말 그대로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입니다. 인천 시민이 이 대통령에게 기분 좋은 '채권'을 좀 주장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2022년 3월 20대 대선 패배 직후 이재명 후보는 그해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습니다. 그때 인천 시민들이 이재명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셨습니다. 그 '국회의원 신분'은 이 대통령이 윤석열정부의 가혹한 검찰 탄압으로부터 견뎌낼 수 있게 한 강력한 방패막이가 되었습니다.
윤석열정부 시절 이 대통령은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때 저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싸우며 이 대표를 지켰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인천이 부여한 국회의원 자격이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인천이야말로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방 주도 성장과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인천만의 독립적 성장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와 이런 남다른 관계를 맺고 있는 제가 가장 적격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패배한 후 인천시장으로 출마하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중앙정치에 욕심은 없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가열차게 싸워왔지만 전당대회 이후 피로감이 몰려왔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트라우마가 조금씩 오는 것 같습니다. 산후우울증이 이런 느낌일 것 같습니다. 어마어마한 일을 했음에도 의미 없이 우울해질 수 있다고 하던데 그 느낌입니다.
중앙정치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국무총리 역할론이 나오는데 왜 마음이 없겠습니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초년생의 마음이 '열망'이었다면, 지금 제게 인천시장 도전은 '절박한 책임감'입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을 거치면서 민주주의가 많이 뿌리를 내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많이 망가졌습니다. 윤석열정부까지 나타났습니다. 5년 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다면 우리 국민은 또다시 끔찍한 세상을 마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지방선거와 정권 재창출을 연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방선거에서 압승해야 정권 재창출의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제가 인천시장으로서 이 대통령의 지방자치 철학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면 국민들이 정책 효과를 직접 체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책적 효능감'이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져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해집니다.
인천에서의 성과가 정권 재창출의 핵심 고리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인천 시민들이 '아, 이재명 정부의 철학이 제대로 실현되니 삶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느끼게 되면, 그 확신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겁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제 후보 적합률은 70% 전후인 반면 당내 경쟁자들은 5% 전후로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제가 15% 정도 앞서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들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제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1000원 시리즈 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보수 정치인이 내놓은 정책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시민 만족도가 높은 복지 정책일수록 '지속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1000원 시리즈의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1000원 주택'의 경우 실질적인 입주율이 높지 않습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더 유효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복지는 '일자리'입니다.
인천의 성장 가능성을 산업정책과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유 시장은 바로 그 지점에서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복지정책에 대한 감각은 있을지 모르나, 정작 인천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소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천의 성장 동력 부족을 지적하셨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인천의 인구가 늘어나는 건 인천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서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수도권 인접성 때문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는 것일 뿐입니다. 인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는 받으면서도, 정작 수도권이라는 위치 탓에 사람만 모일 뿐 자체적인 성장 동력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인천의 딜레마입니다.
인천은 인구와 면적이 동시에 늘어나는 거의 유일한 특광역시지만, 오히려 '수도권 역차별'로 인해 재정 지원은 약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규제를 넘어서는 인천만의 독립적인 성장 동력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합니다.
인천의 미래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중앙정부의 재정에만 의존해서는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공익과 민간의 이익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가적 마인드'가 절실합니다. 관료 출신이나 낡은 정치 문법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창의적 행정도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성남FC와 대장동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성남FC는 기업 참여와 시민 후원으로 문화도시를 일군 모델이고, 대장동은 공원 조성을 위해 민간 주택 개발로 재원을 조달하고 공익 환수로 균형을 잡은 창의적 행정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인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공공적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는 회계·재정 전문가로서 민간 영역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풍부한 중앙정치 경험과 기업 운영, 컨설팅 능력으로 인천의 대전환기를 이끌겠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