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점장 평가가 가로막은 수당…신한은행 ‘무임금 초과근무’ 논란
2026-02-24 06:00:00 2026-02-24 07:41:19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최근 신한은행 내부에서 불법 초과근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점장이 본인 평가에 부정적으로 착용하는 초과근무 승인을 기피하면서 일선 지점 직원들이 편법적으로 시간외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전 지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영업 일선에서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한 채 근무하는 이른바 '무임금 초과근무'가 공공연한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는 최근 "불법 초과노동이 한계에 달했다"면서 "현장의 업무 피로도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점포 통폐합과 인력 감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직원 1인당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고 그 부담이 전국 영업점과 본부 부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당 신청은 곧 인사 불이익"
 
특히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것은 사측의 평가 구조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초과근무 기록이 부서장이나 영업점장 평가에 반영되는 체계가 유지되면서 관리자의 승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과근무가 많을수록 평가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관리자가 승인을 소극적으로 하거나 사실상 제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지적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특정 지점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연한 사실"면서 "정상적인 승인이 아닌 편법적인 PC 이용을 통해 초과근무를 하는 것이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직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업점장 평가에 초과근무가 반영되다 보니 승인을 적극적으로 해주기 어려운 구조이고 결국 직원들은 승인 없이 근무하거나 편법적인 방식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도상 초과근무는 사전 승인 후 이뤄져야 하며 승인 없이 근무할 경우 원칙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현행법과 판례에 따르면 이러한 '미승인 초과근무'는 단순한 노사 간의 운영 차이를 넘어 심각한 법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회사가 내부 규정으로 '사전 승인'을 명시했더라도 업무량이 정시 퇴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과다하거나 상급자가 업무 수행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면 이를 '묵시적 지시에 의한 연장근로'로 간주합니다. 즉 승인 절차라는 형식보다 실제로 일을 했느냐는 실질주의를 우선하기 때문에, 승인 없는 근무에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임금체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록 안 남기려 오프라인 PC 쓰고 타인 ID로 로그인 
 
노조는 현장에서 일은 해야 하는데 승인은 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영업 목표와 내부 업무 처리, 각종 보고 업무가 몰리는 상황에서 정시 퇴근이 사실상 어려운데도 승인 문턱이 높아 비정상적인 근무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노조가 접수한 제보에 따르면 일부 현장에서는 PC 네트워크를 분리한 상태에서 업무를 지속하는 이른바 '좀비 PC' 방식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초과근무 시간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타인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업무를 처리하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런 편법적인 근무 방식은 공식 초과근무 기록이 시스템에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근로시간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측은 올해 들어 초과근무 제도를 일부 조정했습니다. 개인당 월 초과근무 한도를 기존 10시간에서 15시간으로 확대했고, 해당 범위 내에서는 부서장이나 영업점에 감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 오는 4월1일부터는 PC 온·오프 시간을 오전 8시50분과 오후 5시50분으로 일괄 적용하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업무를 할 경우 정식으로 승인받고 하라는 취지의 변화라고 해석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승인 문화가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노조는 상반기 중 전 지점을 대상으로 비승인 초과근무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조사 방식은 조합원 설문 등을 통해 실제 근무 시간과 승인 여부, 무임금 초과근무 실태 등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통해 현장의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사측이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및 편법 초과근무가 만연하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당행은 근로기준법 및 내부 규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관리하고 있으며 개선해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노사 간 협의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금융권의 근로시간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초과근무를 줄이기 위한 평가 지표가 오히려 무임금 노동을 부추기는 역설적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전반이 인력 효율화와 점포 축소 기조를 이어가면서 영업 현장의 업무 밀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초과근무를 평가에 반영하는 취지는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한 관리 장치인 만큼, 제도가 현장에서 왜곡돼 작동하지 않도록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근로시간 관리가 형식에 그칠 경우 오히려 음성적인 근무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노사 모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한은행 영업 일선에서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한 채 근무하는 이른바 '무임금 초과근무'가 공공연한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초과근무 기록이 지점장 평가에 반영되는 구조하에서 현장 직원들이 승인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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