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현역 물갈이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공천 재편을 통한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 솎아내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공천 사정권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장동혁, '오세훈 태도' 콕 집어 "선거 이길 수 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최근 정치 현안과 당내 갈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먼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절연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국민들은 절연에 대한 논쟁이나 당신들끼리 싸우는 것보다 어려운 민생과 어려운 삶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는지 그 답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절윤(윤석열 절연)'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파놓은 프레임에서 허우적대면 우리는 계속 국민 마음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은 그것보다 미래에 대해 얘기해 달라, 지금 고통받는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절윤 없이 지선은 힘들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그는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구·경북(TK) 빼고 다 지겠다고 하면서 민주당에 호응해 주는 듯한 태도로 선거를 치러서 이길 수가 있겠느냐"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당 공천을 받아 정치를 오래 해온 분이 지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표현하는 건 좋으나, 절망적인 말씀을 할 필요가 있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당내 소장파를 비롯한 친한계 의원들은 절윤을 호소하고 있지만, 장 대표는 '당심'을 주장하며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가 절윤을 요청한 의원들을 향해 최근 <MBC>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맞섰습니다.
장 대표는 의총에서 "윤 전 대통령의 무죄를 예상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비율이 40% 이상이었고, (지지층 내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비율은 70%"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자신의 입장이 당원들의 의중을 반영한 결과란 근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당내 의원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정례 조찬 회동에서 "당원과 의원들의 투표로 당 노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헀습니다. 모임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밀 투표 형식으로 표결해 최종적으로 (지방선거 전) 노선을 결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공천 물갈이 시사…"안이함·익숙함 안돼"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발언에 맞춰 6·3 지방선거에서 현역 물갈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전날 국민의힘 지선 공천관리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열고 공천 신청 일정 공고와 함께 큰 틀에서 공천 방향을 확정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서울과 경기 등을 비롯한 인구 50만명 이상인 도시 총 26곳을 중앙당이 직접 공천한다는 방침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들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데요. 이에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편한 정치에서 책임지는 정치로, 안주에서 경쟁으로, 기득권에서 미래로 변화해야 한다"며 "변화는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정치에서 변화가 늦는 곳은 역설적으로 안전하다는 지역"이라며 "경쟁이 약해지고, 비판·견제·감시가 줄고, 별다른 검증 없이 반복되는 공천이 이어지면서 정치인은 편할지 몰라도 지역발전은 기대에 못 미치고 정치의 긴장감도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국민의힘 공관위에서는 '공천 혁신'을 내세우며 △청년패스트트랙 제도 도입 △국민공천배심원단 구성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 교육 및 기초자격평가 실시 등을 의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년패스트트랙 제도는 청년을 정치 신인으로 등용하기 위해 진입 장벽을 대폭으로 낮추는 것인데요. 광역·기초의원 심사료 전액 면제를 비롯해 심사료도 50% 감면해 주는 방안입니다. 또 국민공천배심원단을 구성해 온라인 오디션을 통한 자격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 밖에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한 기초자격평가도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위원장은 "어떤 서류, 면접, 감사, 심사도 현장의 민심과 실태를 완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며 "형식적 절차만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과 전국적 선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때로는 익숙한 기준을 넘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단순히 규정을 반복하는 일이 아닌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 이번 공천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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