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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서희건설(035890)의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엔진이 지난해 사실상 멈춰 섰다. 강화된 규제와 인허가 지연, 조합 내 갈등과 토지 매입 난항이 겹치며 지난해 지주택 착공 실적은 '0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화성 비봉 구포지구 '야목역 서희스타힐스 그랜드힐'이 첫 삽을 뜨면서, 막혀 있던 지주택 포트폴리오에서 실착공 단계까지 올라선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착공이 본격적인 회복 신호인지, 단발성 재가동에 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야목역 서희스타일스 그랜드힐(화성 비봉 구포지구 지주택) (사진=서희건설)
정부 규제·조합 분쟁 겹치며 지주택 사업 제동
3일 국토교통부와 각 지자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희건설의 착공 실적은 대부분 광양 등 지역의 플랜트 사업장에 집중됐다. 주택 건축부문에서는 '화성동탄2 C-27BL 아파트 건설공사 30공구' 단 1건을 제외하면 착공 실적이 사실상 전무했다. 특히 회사의 주력인 지주택 사업장은 지난해 착공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화성 비봉 구포지구에 위치한 '야목역 서희스타힐스 그랜드힐'이 첫 삽을 뜨며 지주택 착공이 재개됐다. 이 사업은 화성시 효행구 비봉면 구포리 614-18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5층, 아파트 10개동 총 998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지주택 사업이다. 공사 기간은 2026년 1월 15일부터 2029년 9월 14일까지로 계획됐으며, 현재는 컨테이너 설치 등 공통가설공사와 토공사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3월 초에는 '시흥거모 A-10BL 아파트 건설공사 4공구'도 착공이 예정돼 있어 주택 건축부문에서 제한적이나마 신규 공사 물량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지주택 착공 공백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정부의 사업 관리 강화 기조가 꼽힌다. 국토부는 지주택 관련 피해 민원과 분쟁이 누적되자 시장 전수점검에 착수하고, 조합원 모집 단계부터 토지 확보 비율을 높이는 등 부실 조합 설립을 차단하는 규제 강화를 추진했다. 토지 사용권·소유권 확보 요건을 강화하는 주택법 개정과 함께 공사비 증액 시 외부 검증 의무, 시공사 경쟁입찰 확대, 정보 공개 강화 등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조합 설립 확대가 곧 착공으로 이어지던 기존 지주택 사업 모델의 추진 속도도 크게 둔화됐다.
여기에 조합 내부 갈등과 토지 매입 지연까지 겹치며 착공 공백은 더욱 길어졌다. 국토부 조사에서 전국 지주택 사업장의 약 30%가 분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희건설 역시 화성 남양 사업지에서 핵심 토지 확보 과정에서 '알박기' 논란과 공사비 증액 갈등에 휘말리며 인허가와 사업계획 승인 일정이 지연됐다. 토지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해야 사업계획 승인이 가능한 구조에서 이러한 변수들이 겹치자, 조합원 확보율 80% 이상 이후에 착공을 진행하는 서희건설의 보수적 기준까지 맞물리며 지난해 '착공 0건'이라는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주택 착공 라인이 멈춘 지난해 서희건설은 포항·광양 제철소 인근 플랜트 물량과 공공사업을 앞세워 매출 공백을 메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민간참여 사업에도 참여해 시흥 거모와 화성 동탄2 등 공공주택 현장을 새로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서희건설이 비주택·공공공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년 후 일감 부족 현상 가능성
주력 사업인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착공 공백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매출 기반이 급격히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지주택 사업을 통해 확보해 온 수주잔고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미 진행 중인 공사의 기성 인식이 이어지며 중장기적으로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은 방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건설업 특성상 착공 이후 2~3년에 걸쳐 공정률에 따라 매출이 순차적으로 인식되는 구조여서 단기적인 착공 감소가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서희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연결 매출은 8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지만, 4조 4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와 약 3조 1000억원에 달하는 지주택 사업약정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 규모는 유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2018~2021년 지주택 착공 물량이 연간 1조원 이상 쌓이면서, 해당 공사들이 2022~2024년 매출로 순차 반영돼 외형이 1조 4000억원대로 확대됐다.
다만 신규 착공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수주잔고가 소진되는 2~3년 뒤부터 실적 부담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비봉 구포지구 등 신규 지주택 착공이 추가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2027년 전후부터 매출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주요 지주택 사업장의 순차적인 준공과 신규 착공 지연에도 연간 매출의 3배를 웃도는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연 1조원 안팎의 매출 규모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지주택 사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경기·인천 등 주요 사업지의 분양경기 부진이 심화되거나 지주택 관련 제도·정책이 바뀔 경우 신규 수주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희건설 측은 정부의 지주택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을 포기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주택이 오랜 기간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아 온 만큼 당장 사업 축을 바꾸기보다는 선별적인 수주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지주택 사업 관리 강화를 추진하면서 시장 환경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올해도 일부 사업장은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택 실적이 과거만큼 빠르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공공공사나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 등 다른 발주 물량을 확대해 실적 변동성을 완충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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