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시톺아보기)대기업 내부거래, 왜 미리 공개할까
포장재·스프·원재료까지…계열사 공급망 거래 사전 공시
대기업집단 '대규모 내부거래' 규정 등 100억원 이상 공개
2026-03-11 15:54:22 2026-03-11 15: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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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정기 공시 시즌이 되면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거래를 미리 공개하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가 잇따라 나온다. 최근 농심(004370) 역시 율촌화학(008730)·농심태경·세우 등 계열사와의 상품·용역 거래 계획을 공시했다. 라면 포장재와 스프 원료, 식품 원재료 공급 등 식품 생산 공급망 대부분이 계열사 거래로 이뤄지는 구조다. 이는 공정거래법이 정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계열사 거래를 사전에 공개해 일감 몰아주기나 내부거래를 시장이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농심 안성공장 (사진=농심 홈페이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계열사인 율촌화학과의 상품·용역 거래 계획을 공시했다. 율촌화학은 농심 라면과 스낵 제품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공급하는 계열사로, 농심은 2026년 2분기부터 2027년 1분기까지 분기마다 약 390억~435억원 규모의 포장재를 매입할 예정이다. 해당 거래 규모는 농심 매출 대비 약 1.4~1.6% 수준이며 계약 방식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이는 라면·스낵 생산에 필요한 포장재를 계열사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내부 공급망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계열사 간 거래는 사전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시해야 하기 때문에 농심 역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포장재 구매 거래를 연간 거래 계획 형태로 일괄 공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계열사인 농심태경과의 거래 계획도 함께 공시했다. 농심태경은 라면 스프 원료와 후레이크 등을 공급하는 회사로, 농심은 분기마다 약 675억원 규모의 원재료를 매입할 예정이다. 매출 대비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이와 함께 농심은 라면·스낵 제품을 약 7억원 규모로 농심태경에 판매하고 물류창고 보관 등 일부 용역도 이용하는 구조다. 계약 방식은 모두 수의계약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세우와의 거래도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세우는 미강유와 복합엑기스 등 식품 원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로, 농심은 분기마다 약 200억~237억원 규모의 원재료를 매입할 계획이다. 매출 대비 비중은 0.7~0.8% 수준이다. 농심이 세우에 미강유 등을 소규모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거래의 대부분은 원재료 구매다.
 
 
아울러 농심은 계열사 농심엔지니어링과의 설비·건설 관련 거래도 분기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2026년 2분기 동안 농심엔지니어링으로부터 약 331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 및 교체 용역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는 매출 대비 약 1.21% 수준으로, 공장 생산라인 구축과 설비 교체 등 시설 투자 성격의 계약이다. 대부분 어음대체수단 방식으로 결제되며 계약 형태는 수의계약이다.
 
이 같은 공시는 공정거래법이 정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규정에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이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특정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이익을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를 사전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인(총수) 또는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계열회사와 일정 금액 이상 자금·상품·용역 거래를 할 경우, 해당 기업은 거래 내용을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시해야 한다.
 
공시 대상은 원칙적으로 단일 거래금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회사 자본총계와 자본금 중 큰 금액의 5% 이상에 해당하는 내부거래다. 과거에는 기준금액이 50억원이었지만, 2024년부터는 공시·이사회 의결 기준이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기업들은 이러한 거래가 발생하기 전에 거래 규모와 기간, 계약 방식 등을 미리 공시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와 시장은 계열사 간 거래 구조와 규모를 파악할 수 있고, 특정 계열사에 과도한 거래가 집중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제도는 특히 대기업집단 내부에서 형성되는 공급망 구조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평가된다. 식품·유통·제조업 등에서는 원재료, 포장재, 설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열사 간 거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거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거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공시 의무를 두고 있으며, 기업들은 연간 거래 계획을 묶어 '일괄공시' 또는 '분기공시' 형태로 내부거래를 공개하고 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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