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모대출 디폴트, 최소 3개월은 괜찮다”
국내 대형 운용사·당국 “은행권 절연돼 안전”
ECB “시스템 위기 아니어도 2차 손실 위험”
2026-05-28 15:19:47 2026-05-28 15:55:58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연체율이 상승하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국내 대형 자산운용업계는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관망세를 보입니다. 정부 당국 역시 국내 금융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월가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는 펀드 환매 러시와 2차 파급 효과를 우려하는 경고도 나오고 있어 경계가 요구됩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불거진 미국 사모대출 디폴트 위기와 관련해 "최근 몇 달간 상황을 추적 분석했으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위험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CEO는 "해당 대출 시장에서 은행들이 빠져 있고, 증권사 등 대형 기관들의 직접적인 지분 참여율(PI)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증가해 금리가 지속 상승하더라도 최소 3개월 정도는 이 같은 판단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고가 터져도 대형 금융사들의 기초체력을 훼손할 만큼 얽혀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국내 금융당국의 판단도 궤를 같이합니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올해 2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과 연기금 등(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는 각각 30조5000억원, 25조4000억원 수준입니다. 당국은 총자산 및 운용자산 대비 비중이 미미해 사모대출 투자 리스크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빌딩. 사진=연합뉴스
 
다만, 해외 금융당국과 주요 기관들은 경계감이 상존합니다. 은행권 중심의 시스템 붕괴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시장의 불투명성 탓에 보험·연기금 등 비은행권으로 번질 파급 효과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스트레스와 기업 디폴트 사태를 거론하며 잠재적 금융 리스크를 경고했습니다. ECB는 유로존 금융기관의 직접 노출 비중이 제한적이라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시장의 전반적인 신용도 악화와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광범위한 파급 효과로 인해 보험사와 연기금 등에 '2차 밸류에이션 손실'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모 시장 특유의 데이터 부족이 리스크 평가를 방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시장 불투명성에 대한 공포가 '환매 러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초대형 운용사인 블랙록과 블루아울 캐피탈은 연초부터 반유동성 사모대출 펀드 등에 대규모 환매 요구가 쏟아지자, 최근 계약에 따라 환매 제한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결국 신용 사이클이 꺾이면서 레버리지론 등에서 상당한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다이먼 CEO 역시 사모대출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사모대출 시장 규모가 모기지나 우량채권 시장에 비해 작고,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초대형 은행들은 이를 무난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결국 사모대출 시장이 당장의 시스템 붕괴를 일으키진 않더라도, 펀드 및 2금융권 내 변동성에 대비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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