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 명확화…개보위, 과기부에 개선 권고
생체정보 수집에 선택권·대체수단 필요
보이스피싱 차단 취지 인정…수집·파기 기준 보완 요구
2026-05-28 11:00:00 2026-05-28 11:27:37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안면인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제도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대포폰과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신원확인 강화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얼굴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바꾸기 어려운 생체정보인 만큼 수집·이용 기준과 이용자 선택권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6년 제10회 개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개보위)
 
개보위는 27일 제10회 전체회의를 열고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제도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과기부는 정부 합동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23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제도를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제시된 신분증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 소지자의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각 통신사는 안면정보 등 민감정보 수집·이용에 대해 별도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안면인증 업무를 위탁받은 수탁사는 안면인증시스템을 통해 촬영된 신분증과 실시간 얼굴 사진에서 안면특징점을 추출·대조해 본인 여부를 판별합니다.
 
개보위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제기되자 해당 제도의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과기부가 일반 개인정보보다 엄격히 관리되는 생체인식정보를 본인확인 수단으로 시범 도입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관점의 제도 운영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안면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거나 법령상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계 법령상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정보를 본인인증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허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휴대전화 개통이 생활 필수 서비스에 가깝다는 점도 쟁점입니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통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면인증이 사실상 필수처럼 운영될 경우 이용자가 생체정보 제공을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개보위는 제도 정식 시행 전 안면인증 도입의 필요성과 적용 범위, 방식의 실효성·적절성·비례성을 충분히 사전 검토하고, 개인정보 보호 중심 설계 원칙에 따라 제도를 설계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민감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대체 인증수단 마련도 권고 사항입니다. 안면인증이 휴대전화 개통의 유일한 본인확인 수단처럼 운영되면 고령층이나 장애인, 안면인식이 어려운 이용자뿐 아니라 생체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보위는 안면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가 다른 방식으로 본인확인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안면정보 처리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개보위는 통신사가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통해 실제 개인정보 처리 과정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수탁사의 안면인증시스템에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대조 후 원본 사진과 안면정보는 저장하지 않고 즉시 파기하도록 통신사가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개보위는 앞으로 개선권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안전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에서 범정부 보이스피싱 예방 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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