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수사지휘 폐지' 특사경 딜레마…검추단, '수사관여' 방안 고심
공소청법 '수사지휘권' 폐지에 현장선 수사공백 우려
추진단에선 '지휘' 대신 '지도·조력' 등 절충안 고민 중
법조계에선 "수사 책임이 특사경에만" 우려 표하기도
2026-05-28 16:55:12 2026-05-28 18:43:59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에 따른 수사력 공백을 메우고자 검찰개혁추진단(추진단)이 '수사 관여'라는 절충안을 검토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유지하려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권을 삭제한 것처럼, 형사소송법에서도 지휘권 규정을 없앨 경우 현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추진단은 구체적으로 수사 지휘 대신 '수사 지도·조언·조력' 형태의 개입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추진단은 6월 지방선거 직후 형소법 개정안을 국회에 보고하는 걸 목표로 막판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처리 방식입니다. 
 
특사경은 모든 범죄에 수사권을 행사하는 경찰과 달리, 산림·환경·금융·노동 등 특정 분야 범죄만 수사할 수 있도록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받은 행정공무원입니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명하는데, 1954년 형소법이 제정된 이래 줄곧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왔습니다. 현행 형소법 245조의10(특별사법경찰관리) 2항에서도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만들어진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권이 삭제되면서, 형소법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개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문제는 '수사지휘권 완전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입니다. 특사경은 수사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 애초 형소법 전문가가 아닌 데다, 수사 실무 경험도 부족해서입니다. 추진단 내부에서 수사지휘권을 일괄 폐지할 경우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추진단 상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준비 기간이 없는 상태에서 특사경 수사지휘권을 일반사법경찰관(경찰)처럼 완전 폐지한다면 수사는 수사대로 안 될 염려가 있다"며 "78년 만에 검찰청이 없어지면서 특사경 수사지휘권도 폐지되면 부작용이나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방향은 옳더라도 부작용을 막기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에 추진단은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하는 대신 '지도·조언·조력' 등의 형태로 검사가 특사경 수사에 법률적으로 관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하되, 검찰 수사지휘권 부재로 생길 현장 혼란은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17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이 협의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맥락에서 수사 관여 절충안은 정치권에서도 반대가 적을 걸로 예상됩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사경을 통해서 검사들이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하는 가능성만 차단되면 검사가 충분히 관여할 수 있게는 하자는 건 동의한다"며 "정부와 상의해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 의원은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으로 꼽힙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2024년 8월 검사의 직무에 '범죄수사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을 포함하는 공소청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다만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가 확정될 경우,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됩니다. 법무부는 특사경 수사지휘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당정이 합의한 공소청법이 공개된 직후인 3월12일 '검찰개혁법안(정부·여당안) 설명자료'를 내고 "검사의 직무 제4조 4호 특사경 지휘·감독은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일반 행정기관 소속인 특사경 수사 과정의 법리와 인권 보호를 지도하는 통제 장치"라며 "이는 수사권 행사와는 다른 개념이고, 특사경을 두고 있는 대부분의 부처와 학계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을 정도입니다.  
 
실효성 논란도 남아 있습니다. 단순한 조언·조력 수준으로는 현장에서 실질적 통제가 어렵다는 겁니다. 추진단 논의 과정을 잘 아는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특사경은 소속 기관장의 말을 들으려 한다. 조력권만 있는 수사기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느냐"며 "지휘권에 준하는 강력한 권한이 있어야만 특사경이 따라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법 전공 교수는 "수사지휘권이 안 좋은 제도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수사 책임을 검사가 지도록 하는 구조다. 검사가 단지 수사를 지도·조력을 해주는 어드바이저(advisor·고문)에 그친다면 수사 전문성이 없는 특사경이 수사를 책임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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