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대출 확대' 포용금융 압박에 은행권 속앓이
지방은행 중심 건전성 리스크 점증
2026-05-28 14:16:42 2026-05-28 15:03:45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금융권이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건전성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2금융권 대출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해 주는 대환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카드·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금융캐피탈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환 전용 상품 ‘우리 WON 드림 갈아타기 대출’을 출시했습니다. 계열사 고금리 신용대출 이용자를 은행권 저금리 상품으로 이동시키는 구조로 최고금리는 연 7% 이내로 제한했고 최장 10년 분할상환 방식을 도입해 월 상환 부담을 낮췄습니다.
 
특히 프리랜서·주부·비임금노동자 등 기존 은행권 신용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차주까지 포섭하기 위해 통신비·소액결제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를 적용했는데요. 사실상 은행권이 기존 신용평가 체계 밖에 있던 고객군까지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KB국민도약대출’을 출시해 2금융권 신용대출 차주를 은행권으로 유입시키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오는 7월 저축은행 차주 대상 대환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하나은행은 서울시와 협업한 소상공인 갈아타기 상품을 운영하고 있고, NH농협금융은 대안신용평가 기반의 1금융권 대환 상품을 연내 선보일 계획입니다.
 
다만 최근 연체율 상승 흐름은 은행권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년 동기 대비 0.03%p 상승하며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올랐고 대기업 연체율도 1년 새 0.11%에서 0.22%로 두 배 뛰었습니다.
 
지방은행의 건전성 악화 흐름은 더욱 가파릅니다.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1.308%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5대 시중은행 평균 연체율(0.402%)의 약 3.25배 수준입니다. 연체 잔액 역시 약 1조9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중저신용자 부실 흐름은 더 가파른 모습입니다. 이들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평균 연체율은 5.38%로 전체 은행권 평균(2.41%)의 두 배를 웃돌았습니다. 부산은행은 10.28%, 제주은행은 6.88%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금융권에서는 지역 경기 침체와 자영업 부진,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경기 둔화와 자영업 부실 확대, 중저신용자 연체 증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문턱까지 낮아질 경우 향후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은행들이 대안신용평가를 적극 확대할 경우 기존 금융 이력만으로는 걸러졌던 차주들이 대거 은행권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통신비·공과금 납부 데이터 등이 상환능력 판단에 활용되지만 경기 충격 발생 시 실제 부실 위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재는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 취약차주까지 폭넓게 포용할 경우 향후 연체율 관리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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