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범 위치 ‘실시간 확인’ 시대…‘3개월 보호’엔 실효성 논란
전문가들 “잠정조치 기간·법원 인용률 높여야”
2026-05-28 15:30:53 2026-05-28 15:40:4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현재 가해자와의 거리는 700m입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찬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하자 피해자의 스마트폰 화면엔 가해자의 실시간 이동 경로가 표시됐습니다. 법무부가 지난 27일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공개한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애플리케이션’ 덕분입니다. 
 
이 앱을 실행하면 화면에 가해자의 이동 방향과 속도, 현재 위치가 지도 위에서 실시간으로 나타납니다. 피해자가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가까운 경찰서와 파출소 위치, 담당 보호관찰관 연락처도 함께 제공됩니다. 기존엔 가해자가 접근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반경 몇 미터 이내 접근’ 여부만 통보됐습니다.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직접 제공할 법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27일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임합격 센터장이 ‘스토킹 가해자 실시간 추적 앱’ 시연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잇따른 스토킹 강력범죄 이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을 이끌어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스토킹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는 성폭력 범죄, 살인, 강도 등 재범 위험이 높은 특정 범죄자 신체에 전자발찌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제도입니다. 2024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스토킹 가해자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잠정조치로서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확대됐습니다. 5월 기준 전자발찌를 찬 사람은 5200명에 달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안전거리 내로 접근하면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가 이를 감지해 피해자와 경찰, 보호관찰관에게 동시에 경고를 보냅니다. 위험 수위에 따라, 보호관찰관이 현장 출동 등 조치를 취합니다. 법무부는 시범 운영 과정에서 나온 불편 사항을 보완해 오는 6월24일부터 앱을 정식 운영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위치 알림 앱 역시 법원의 잠정조치 기간 동안에만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잠정조치 기간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전자발찌 부착을 포함한 잠정조치 제3호의2는 기본 3개월 이내로 운영되며, 두 차례 연장해도 최장 9개월까지만 유지됩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변화”라면서도 “스토킹은 중간에 멈춘 듯 보이다가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잠정조치 기간만으로는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 역시 “잠정조치는 법원의 판결 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다. 그런데 경찰 신고부터 기소·재판까지 하더라도 3개월은 훌쩍 지난다. 최소한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라도 잠정조치 기간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의 전자발찌 부착 인용률이 낮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지난 4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스토킹 행위자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의 전자발찌 부착 신청은 2024년 325건에서 지난해 858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반면 법원의 인용률은 같은 기간 32.6%에서 37.1%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전 조사관은 “법원이 전자발찌 부착 여부를 사실상 영장심사처럼 판단하고 있다”며 “잠정조치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예방적 조치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인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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