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역대급 수주', 중소사 '줄도산'
2026-06-08 14:33:43 2026-06-08 14:40:18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수주고를 쌓고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경영난 속에 폐업 신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비사업 수주가 상위 건설사에 집중되는 반면 지방 건설 시장은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이어지면서 건설업계 내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72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1227건, 2023년 1498건, 2024년 1541건, 2025년 1475건과 비교하면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51건 늘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한 이후 누적된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분양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고, PF 시장도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이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공사비 상승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분양가나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해 수익성 악화 압박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건설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44.2%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지방 건설 시장의 경우 신규 사업 위축 현상이 더욱 뚜렷합니다. 토지 매입과 인허가를 마친 사업장도 본 PF 조달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 일정을 조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이 줄어들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공사 물량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압구정과 반포, 성수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 실적을 앞세운 상위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능력과 사업 관리 역량까지 중요해지면서 수주가 상위 건설사에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건설산업 전반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소 건설사들은 대형 정비사업 참여 기회가 제한적인 데다 인허가와 착공 감소에 따른 일감 부족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건설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문건설업체들까지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역 건설사들도 자체 사업이나 정비사업을 통해 성장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PF 조달 여건과 미분양 부담 때문에 신규 사업 자체가 쉽지 않다"며 "대형사와 중소업체 간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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