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AI 수출 제한' 조치에…사이버보안 국제 협력 '빨간불'
앤트로픽 '글래스윙' 참여에도 미토스 접근권은 제한
전문가들 "국제 협력 위해서도 자체 기술력 확보 중요"
2026-06-16 16:54:51 2026-06-16 18:29:0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인 '미토스 5' 등에 대한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해 온 사이버보안 국제 협력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AI 기술이 반도체와 같은 국가 안보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소버린 AI' 확보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글로벌 프론티어급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력하며 최첨단 AI 보안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에 오픈AI가 운영 중인 '정부·기관용 신뢰 기반 접근 프로그램(GTAC)'에 이어 앤트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도 추진했던 겁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앤트로픽의 '미토스 프리뷰' 접근권을 통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발굴하고, 국가·기업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이번 수출 통제 조치로 사이버 위험 대응력을 강화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국가 안보 당국의 지침에 따라 앤트로픽의 '미토스 5'와 '페이블 5' 모델에 대한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전면 중단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을 악용하면 사이버 공격에 활용돼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단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4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미토스 사태' 전문가 긴급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앤트로픽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 참여는 이미 확정됐고,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던 단계"라며 "앤트로픽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온 만큼 변화된 상황들에 맞춰 차분히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오픈AI의 GTAC은 계획대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6일 오픈AI와 AI 보안 위협 대응을 위한 고위급 간담회를 열고 GTAC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GPT 5.5-사이버' 등 오픈AI의 고성능 모델 접근 권한을 얻은 바 있습니다. 국내 GTAC 참여 기관인 KISA 관계자는 "최근 오픈AI의 사이버 보안 모델에 대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AI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자체 AI 보안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오는 2027년부터 국내 정보보호 체계를 독자 AI 기술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협력으로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는 전략을 세우면서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 안보의 전략 자산으로 AI 기술이 부각되면서 소버린 AI와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적들도 나옵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 협력 측면에서 상호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협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독자적인 기술력은 중요하다"며 "현실적으로 미중과 경쟁할 수 있는 AI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AI 풀스택 영역에서 원천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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