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으로 제2의 중동붐 노리는 K건설기계·철강
총 피해액 408조…복구 비용 약 87조 추산
수주 기반 넓혀온 건기업계, 수주 가능성↑
파이프부터 범용재까지…철강 수요 확대
2026-06-17 13:24:35 2026-06-17 14:39:5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앞두면서 중동 재건 사업이 국내 건설기계업계와 철강업계의 새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에너지 시설과 기반 인프라가 훼손된 만큼, 복구 과정에서 굴착기 등 건설장비와 송유관·가스관에 쓰이는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그동안 중동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온 국내 업체들이 전후 복구 국면에서 제2의 ‘중동 붐’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HD건설기계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론칭한 80톤급 초대형굴착기. (사진=HD건설기계)
 
17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은 오는 19일(현지시각)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 합의에는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이란 원유 수출 재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종전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전쟁 여파로 파괴된 에너지 시설과 기반시설 복구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중동 내 에너지 연계 인프라 복구 비용이 최대 580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란 정부 역시 자국 내 공장과 철도, 항만, 군사시설 1만7000곳 이상의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총 피해액이 2700억달러(약 408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후 복구 과정에서 국내 건설기계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HD건설기계는 이전부터 두바이 지사를 중심으로 중동 내 대형 프로젝트 수요를 발굴하고, 두바이 물류센터를 통해 부품 공급과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지 수주 기반을 넓혀왔습니다. 
 
실제 HD건설기계는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서 20~30톤급 중대형 굴착기를 포함한 건설장비 333대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주요 중동 시장에서 장비 공급 실적을 쌓으며 현지 발주처와 신뢰를 형성해온 만큼, 향후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입니다.
 
소형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밥캣도 수혜가 예상됩니다. 두산밥캣은 북미 매출 비중이 높지만, 최근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에 텔레핸들러와 스키드스티어로더, 미니굴착기 등을 공급해온 만큼, 향후 재건 수요 확대에 따른 추가 수혜가 기대됩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안정화와 물류 정상화는 분명 긍정적”이라며 “복구 계획과 발주가 구체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추가 수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습니다.
 
세아제강 순천공장에서 생산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용 대구경 스테인리스 용접 강관. (사진=세아제강)
 
국내 철강업계도 반사이익이 예상됩니다.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시설이 다수 파괴되면서 정유시설과 파이프라인 복구에 투입되는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특수강과 에너지용 강관에 강점을 가진 세아그룹이 수혜 업체로 거론됩니다. 세아제강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석유·가스용 강관 공장을 가동 중이며, 세아창원특수강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강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아그룹은 중동 지역에서 대형 에너지 기업과의 공급 경험도 확보해 왔습니다. 세아제강지주는 2023년 UAE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과 5년간 약 20만톤 규모의 석유 및 천연가스 송유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기존 범용 철강제품 수출도 기대됩니다. 일반 범용 도로와 항만, 전력, 담수화 설비 등 기반시설 재건이 본격화될 경우 철근, 형강, 후판 등 일반 건설용 철강재 수요도 뒤따를 수 있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쟁으로 에너지 시설이 다수 파괴된 만큼, 복구 과정에서 정유시설과 파이프라인에 쓰이는 특수강과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 항만, 전력 등 기반시설 복구로 인한 범용 철강재 수요도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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