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저임금 줄다리기에…법정 심의 시한 초과 가시화
노동계 "생계비 부담에 인상 필요"…경영계 "인건비 부담 존재"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최종 결정에 대한 핵심 변수
2026-06-25 15:59:48 2026-06-25 16:07:00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 협상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부담을 이유로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반면 경영계는 경영난을 고려해 과도한 인상은 어렵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법정 심의 시한 초과가 사실상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는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자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앞서 전날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노동계는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6.3% 인상된 1만2000원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월급으로 환산(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하면 250만8000원 수준입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경영계의 주장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외면한 주장"이라며 "최저임금은 생활 안정을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동계는 생계비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증액을 요구합니다. 특히 최근 3년간 물가 상승률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웃돌면서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저임금위원회가 제시한 기준 생계비에 비해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부족해 최소한의 가구 생계 유지조차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함께 양극화 심화와 소득 분배 개선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경영계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노동계는 생계비 부담을 각각 강조하는 구도가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만 최근에는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최저임금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 기반을 높이고 분배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식당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접점 찾기 쉽지 않은 상황"
 
반면 경영계는 내수 침체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올해와 같은 시간당 1만32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동결을 요구했습니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 한계와 국제적으로 높은 최저임금 수준, 취약 업종 보호 필요성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 부담이 커지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버텨내기 어려운 경영 위기에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계의 주장은) 추가 부담을 강요하며 폐업하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영계 관계자는 "노동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생계비 부담을 강조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고정비 증가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체감경기 악화와 수익성 저하, 대출 연체율 증가, 폐업 증가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은 사업 유지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정 심의 기한인 6월29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간 이견이 커 최근 수년간 법정 심의 기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도 7월12일에 의결된 바 있습니다. 다만 법정 시한을 넘겨도 관련 절차가 중단되진 않습니다. 이에 따라 공익위원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 또는 중재안이 최종 결정하는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최저임금법 제4조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4대 결정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노동계는 생계비와 소득 분배 개선을, 경영계는 경영난과 지급 능력을 각각 강조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공익위원 판단이 올해 최저임금 수준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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