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 사고 친 GC녹십자의료재단…정작 개편안은 GC에 더 유리?
검체 오인 사고 촉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수혜 가능성 나와
2026-07-08 14:31:11 2026-07-08 15:18:56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방향이 결정된 가운데, 업계 1위 수탁검사기관인 GC녹십자의료재단이 제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재단이 환자 검체 오인 사고로 제도 개편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최근 건정심을 통해 정해진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의 골자는 그간 의료기관과 수탁검사기관 사이에 상호 정산으로 유지되던 검사료가 위탁 및 수탁 수가로 명확화됐다는 점입니다. 수가는 진단검사 위탁 25%와 수탁 45%로 결정됩니다. 병리 검사는 위탁이 약 15%, 수탁은 약 85% 배분 비율이 적용됩니다. 앞서 복지부는 “검사 질 저하, 환자 안전 위협, 보상 체계 왜곡 문제 등이 국정감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며 제도 개편 당위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1일 GC녹십자의료재단 44주년 창립기념식 모습. 왼쪽 네번째가 허일섭 GC녹십자홀딩스 회장, 이상곤 GC녹십자의료재단 대표원장은 오른쪽에서 네번째다. (사진=GC)
 
이러한 개편 추진은 관련 사건·사고들과 연관이 깊습니다. 개편 논의 시작 직전인 2024년 9월 지역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여성의 유방 조직 검사 검체가 다른 환자와 뒤바뀐 사고가 대표적입니다. 환자는 유방암이 아님에도 유방 부분 절제술을 받아야 했고, 실제 유방암 환자는 치료가 지연되고 맙니다. 모두 GC녹십자의료재단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복지부의 병리 분야 인증 취소에 대해 재단은 집행정지를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현재 인증 취소 효력은 정지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올해 3월 경찰은 재단 원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사건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GC녹십자의료재단의 검체 오인 사고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에 착수하게 된 기폭제가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경으로 추진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이 도리어 GC녹십자의료재단 등 업계 상위 업체들에 이득이 되는 구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병리 검사에서 수탁 85%에 검사료 조정까지 없다는 것은 병리 비중이 큰 기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GC녹십자의료재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넘게 성장한 3669억원으로, 업계 톱입니다. 제도 변화를 촉발한 업체가 제도 수혜를 입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건정심 확정치 반영한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이 GC녹십자의료재단 수익에 미칠 영향 분석. (표=김양균 기자)
 
<뉴스토마토>는 제도 개편이 GC녹십자의료재단 실적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우선 진단검사 위탁 몫은 39%까지 잡히고 검사료 총액으로 떨어지면서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재단이 보유한 병리의사 수 등 검사 자원을 고려하면 이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보합이나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다른 분석도 가능합니다. 재단이 그간 검체 위탁을 맡기는 의료기관 유치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왔을 시 제도 개편으로 할인이 금지돼 마진 회복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 수탁기관들의 도태에 따른 추가적인 검체 의뢰가 재단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즉, 진단검사 분야의 손실을 병리 검사에서의 이익과 물량 증가로 방어, 실적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만, 병리 인증 취소 본안 소송 결과가 변수입니다. 
 
앞서 병리수탁기관협의회 위수탁개편 비상대책모임은 “영세한 병리과 의원은 대형 수탁기관과의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문제로 지적했던 대형 기관 중심의 독과점 구조를 가속화하고 병리 의원의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GC 관계자는 “조건부 보상의 구체적인 방식과 수준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를 특정 수탁기관에 유리한 제도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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