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OU 끝났다"…미국·이란 '종전 파국' 위기
MOU 체결 20일 만 최대 충돌…이란 향해 "핵무기 사용할 것"
2026-07-08 18:09:21 2026-07-08 18:31:2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파국 위기에 놓였습니다.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20여일 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MOU가 끝난 것 같다"고 밝힌 건데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보 없는 전쟁이 비극을 초래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협상할 수 있지만 시간 낭비"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의 양자 회담 중 이란과 종전 MOU가 끝났냐는 질문에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악담도 퍼부었습니다. 그는 "그들(이란)은 쓰레기(scum)이고 병든(sick) 사람들이다. 그들은 병든 사람들이 이끌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사악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핵무기가 있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과 상대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이란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추후 협상 가능성에는 "이란과 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양국의 협상이 파국을 맞은 건 지난 7일부터 이어져온 충돌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7일 저녁에서 새벽 사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세 척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공격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했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 철회를 단행했습니다.
 
미국 중부사령부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국제 수로에서 민간인들이 탑승한 상업 선박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한 데 대응해 일련의 강력한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란의 공격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국의 충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에 도착한 7일을 전후로 양국의 충돌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새벽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6~7일 상선 세 척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서 이란에 대해 80개가 넘는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부사령부는 정밀유도무기를 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정 60여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압박은 군사와 경제라는 투트랙으로 진행됐습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산 원유의 생산과 판매, 인도 허용 면허를 취소한다고 공개했습니다. 
 
양국이 지난달 17일 종전 MOU 협상을 개시한 이후 크고 작은 충돌이 있긴 했지만, MOU 핵심 조항인 경제 제재 해제를 압박 카드로 다시 꺼내든 건 이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당국자는 <로이터>에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의 이번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의 태도도 강경합니다. IRGC는 8일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이란은 바레인을 겨냥한 추가 공격까지 감행했습니다.
 
결국 양국의 파국은 MOU 내에 모호하게 규정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건데요. MOU 제5조에는 '이란은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해당 문구를 각각 다르게 해석하면서, 양국의 휴전이 서명 20여일 만에 파국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나토에도 노골적 '불만'…"유럽 존재하지 않을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나토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튀르키예는 여러 면에서 충실할 것으로 생각하던 (나토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충실하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전부터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노골적인 '충성심'을 요구했는데, 친러시아 편에 섰던 튀르키예를 치켜세우며 사실상 '줄 세우기'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란에서 어떤 일(전쟁)을 했다는 이유로 우리는 (유럽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사실 나는 (이란과 전쟁 당시 유럽의) 도움을 원하지 않았고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유럽에 요청했던 전쟁 지원이 일종의 테스트였다는 겁니다.
 
특히 "유럽은 이민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만약 이 두 가지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유럽이라는 곳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휴전 좌초 위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정조준하자, 나토에서는 상황 관리에 나선 모습입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이번 공습에 대해 "미국이 강력히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호응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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