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꺾인 국장 열기…개인 자금도 다시 해외로
미국주식 두 달여간 58억달러 순매수…7월 매수세 급증
대형주 시총 1713조 증발·거래대금 반토막…증시 대기자금도 감소
2026-08-10 16:31:59 2026-08-10 17:03:0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상반기 국내 증시로 돌아왔던 개인투자자들이 급락장을 거치며 다시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주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증시 대기자금까지 줄어든 반면 미국 주식 순매수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한동안 이어졌던 '국장 귀환' 흐름이 꺾이는 모습입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미국 주식을 6억910만달러 순매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46억4240만달러를 사들였으며 6월에도 6억330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습니다. 6월부터 이달 7일까지 누적 순매수액은 58억8450만달러에 달합니다.
 
불과 두 달 전과는 정반대의 흐름입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4월 미국 주식을 4억6890만달러, 5월에는 9억3980만달러 순매도했습니다. 두 달간 순매도 규모는 총 14억870만달러입니다.
 
국내 증시의 투자 열기는 최근 급격히 식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4805조1147억원이던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지난 7일 3092조2111억원으로 줄었습니다. 한 달여 만에 약 1713조원(35.65%)이 증발했습니다. 같은 10개 종목의 하루 거래대금도 30조8579억원에서 14조8694억원으로 51.81%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의 감소 폭이 컸습니다. 삼성전자(005930)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952조6571억원에서 1350조4904억원으로 약 602조원 감소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1888조6613억원에서 1038조7601억원으로 약 850조원 줄었습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감소액만 약 1452조원으로 상위 10개 종목 전체 감소액의 84.76%를 차지했습니다.
 
증시 주변 대기자금도 감소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121조6340억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일 104조71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한 달여 만에 17조5628억원(14.4%) 감소한 규모입니다.
 
해외주식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를 겨냥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RIA 잔고는 2조1214억원으로 전월보다 5268억원 감소했습니다. 지난 3월23일 제도 시행 이후 월간 기준 첫 감소입니다. 신규 가입 계좌도 지난 4월 10만5383좌에서 지난달 1만4479좌로 석 달 만에 약 86% 줄었습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금 흐름은 국내 시장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 펀드에는 91조8000억원이 순유입돼 해외 투자 펀드 순유입액 34조5000억원의 2.7배에 달했습니다. 최근 나타난 자금 흐름과 대조적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6월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44%, 나스닥종합지수는 1.82% 상승했습니다. 국내 대형주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크게 위축된 것과 대조적인 흐름입니다.
 
환율 여건도 해외주식 투자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15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1400원 초반으로 내려왔습니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사이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환전 부담까지 완화되면서 해외주식 투자 여건이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정책을 둘러싼 혼선도 이어졌습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 논란이 불거진 뒤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 역시 기존 혜택 축소와 투자 선택권 제한 논란이 불거졌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특정 업종에 집중된 시장 구조가 개인투자자의 해외 분산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상무는 10일 열린 미래에셋자산운용 웹세미나에서 "코스피200지수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며 "이제는 투자의 시각을 국내에서 해외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상무는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지수가 과도하게 흔들린 것"이라며 "투자 지역 환기가 필요하고 반도체 집중 포트폴리오에서 고배당 기업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챗GPT)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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