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공급 부랴부랴 재검토…'구윤철·김윤덕' 책임론
부동산·ISA·주가 누르기 방지법 잇단 논란…정부 재검토 착수
정책 방향·세부 기준 도마 위…전문가도 "목표 불분명" 보완 촉구
2026-08-10 17:53:45 2026-08-10 18:00:06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혜택이 축소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편법 우려가 있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 비거주 1주택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부동산 세제 개편 등 여러 방면에서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재검토와 보완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국과 책임자를 둘러싼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부동산·ISA 등 곳곳서 정책 실효성 논란
 
10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세제 개편 발표 이후 논쟁이 이어지자 정부가 재검토와 후속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졸속·불충분한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을 보면 부동산 관련 비거주·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증세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정부는 세 부담 정상화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 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 3000건이 넘는 의견이 달렸습니다. 이 가운데 1주택자의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 기준을 달리하는 방안에 대한 반대 의견과 비거주 예외 인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종합부동산세 공제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전환하면서 예외 사유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한 주택에 대해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를 이전한 경우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향후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부득이한 사유로 비거주한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사유는 추후 대통령령 등 세부 규정 마련 시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구체적인 공급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세제 개편이 먼저 추진되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ISA 개편을 두고는 이전보다 혜택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이 같은 정책 방향과 엇박자를 내는 개편안이라는 비판도 커졌는데요. 한도 이월 폐지와 계약 기간을 5년(3+2년)으로 축소한 점, 국내 투자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 신설과 기존 ISA 가입자의 선택지를 좁힌 점 등이 지적됐습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판단 기준의 실효성이 지적됐습니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저PBR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준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편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일 열린 '상황점검회의'에서 ISA 개편안에 대해 불충분했다고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본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검토 나선 정부…전문가들 "정책 부작용 땐 책임져야"
 
정부는 국민 의견 반영을 높이기 위한 검토와 후속 보완책을 마련할 구상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신뢰도 하락과 졸속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국자를 둘러싼 책임론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6명의 경질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세제 개편 논란까지 커지면서 이 같은 책임론도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의 ISA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검토 지시와 관련해 "참으로 비겁한 책임 회피"라며 "'선 발표 후 번복' 졸속 세제 개편이다. '남 탓 쇼' 멈추고 이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결국 드러난 것은 대통령도, 청와대도, 정부도 발표 전에 정책의 파장과 부작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일단 발표하고 국민이 반발하면 고치는' 졸속 국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이 지적한 문제를 계속 밀고 나가는 것도 옳지 않은 방향이라며, 지적 사항이 생기면 점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도 정책의 결함과 우선순위 등을 지적하며 책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의 목표가 무엇인지 컨센서스(합의)가 없다. 세제 정상화를 우선 목표로 내는 건 시장 상황과 안 맞을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가격 안정 이 실수요자에게 더 와닿는 문제로, 주거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그 뒤에 조세를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책의 부작용이 가시화됐을 때 누군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며 "정책 자체를 수정하든가 인사 개편으로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거주자의 예외 인정 관련 세부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예컨대 해외 나갈 때 세를 주지 않거나 손주 돌봄을 위해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을 경우, 상속받은 주택을 임대하지 않고 보유하는 경우 등이 포함되는 등 기준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SA 개편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이 안 되고 기존 ISA가 5년으로 바뀐 것이 문제"라며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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