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무능력 연말 평가로…삼성 임원들 AX ‘열공’
생성형 AI 실습 후 실제 업무 재설계
임원 2300명 교육…업무 혁신 평가
2026-08-12 15:11:37 2026-08-12 15:19:4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그룹 전 관계사 임원 2300여명이 인공지능(AI) 집중교육을 마치고 현업에서 AI를 활용한 업무 재설계에 나섰습니다. 생성형 AI 사용법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업무에서 AI로 대체하거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고 있습니다. 삼성은 AI 기반 업무혁신 성과를 연말 임원 평가에도 반영하며 전사적인 인공지능 전환(AX)을 실행 단계로 옮길 방침입니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 6월 임직원에게 챗GPT·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방하며 AX를 본격화했다. (사진=삼성전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005930) 인재개발원과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진행한 전 관계사 임원 대상 AI 집중교육을 이날 마무리했습니다. 교육 대상은 약 2300명으로, 임원들은 차수별로 2박3일간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번 교육은 생성형 AI의 기능을 익히는 전반부와 이를 현업에 적용하는 후반부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은 제미나이와 클로드를 중심으로 기본 사용법과 프롬프트 작성, 결과물 제작 등을 실습했습니다. 과제를 수행할 때는 챗GPT를 포함해 원하는 AI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나머지 절반은 임원들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분석하고 AI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는 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기존 업무 가운데 AI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AI 도입 이후 실무 담당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더 부여할 수 있는 업무도 살폈습니다. 교육 이후에는 자신의 업무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한 과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은 참가자들의 AI 활용 경험과 수준이 다른 점을 고려해 기초 단계부터 시작했습니다. AI 관련 조직을 맡은 임원부터 생성형 AI를 거의 사용해 보지 않은 임원까지 교육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실습 도중 진도를 놓친 교육생을 돕기 위해 좌석 구역마다 대학생 보조 인력이 배치됐습니다. 교육 기간 매일 밤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드는 미니 과제도 주어졌습니다.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AI를 실제로 활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삼성 계열사 임원은 “결과물의 수준보다 어떤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는지를 보는 과제였다”며 “평소에는 AI에 질문하거나 자료를 찾아달라고 하는 정도로 썼는데, 교육을 받고 보니 같은 작업의 결과물을 훨씬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차수별 교육이 진행되는 사이 임원 평가에 AI 활용 능력을 반영한다는 방침이 회사 내부에 별도로 안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임원은 교육을 마친 뒤 평가 방침을 전달받았지만, 후반 차수의 임원들은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한 삼성 계열사 임원은 “공지 이후 교육을 받은 임원들은 과제와 실습에 좀 더 신경을 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교육을 마친 임원들은 생성형 AI를 현업에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삼성 계열사 임원은 최근 매일 아침 주요 뉴스와 밤사이 시장 동향 등을 AI가 정리해 보고하도록 업무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 임원은 “교육 이후 AI 활용이 부쩍 늘었다”며 “이제는 간단한 홈페이지도 직접 만들 수 있을 정도로 AI와 친숙해졌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임원은 “AI가 유용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별도의 계기가 없으면 업무 적용 방안을 깊이 고민하지 않게 된다”며 “AI 도구와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하도록 설계된 교육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 DX부문은 앞서 지난 6월 임직원에게 챗GPT·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방하며 AX를 본격화했습니다. 삼성은 하반기 임원 평가에서 ‘AX 역량 제고’ 배점을 기존 2~5점에서 전 임원 공통 20점으로 높이고 이를 오는 12월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연구개발(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까지 모든 업무 과정에 AI를 접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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