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비트코인이 석 달 만에 8만달러를 회복하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거래대금이 최근 반등하고는 있어도, 가격 상승폭에 비해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입니다.
26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중순까지 6만달러대에 머물렀지만 지난주 7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5일 장중 8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 석 달 만입니다. 현물 ETF 자금 유입과 달러 약세, 숏 포지션 청산 등이 상승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석 달 만에 8만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국내 거래 활력 회복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이미지=ChatGPT)
국내 거래대금도 최근 반등했지만 연초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이달 거래대금은 지난 25일 오전 기준 약 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월 약 101조73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가격 상승에 따라 거래가 늘기 시작했지만 장기간 이어진 거래 침체를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입니다.
시장에서는 국내 거래시장의 특성상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곧바로 전체 거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시작된 상승이다 보니 거래 활력이 이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의 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상승 이후 일정한 시차가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거래 회복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해외에서는 법인과 기관투자자들이 현물 ETF와 파생상품 등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법인·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제한적입니다. 파생상품 등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상품도 해외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 대해 금리와 청산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해외시장에서는 법인을 중심으로 시장 회복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국내에서는 법인 참여가 제한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거래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거래소들은 수수료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빗에 이어 코인원도 이날 전 종목 거래수수료를 0%로 낮췄는데요. 가상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시점에 맞춰 이용자를 확보하고 거래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수수료 무료 정책이 시장 전체의 활력을 되살리는 효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윤 센터장은 "이미 국내 금융서비스 상당수가 무료 정책을 쓰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점유율을 가져오는 마케팅 수단일 뿐 전체 투자자 풀이 넓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황 교수 역시 수수료 무료 정책을 거래소 간 시장점유율 경쟁 차원에서 바라봤습니다. 과거에도 거래소가 수수료 이벤트 등을 통해 거래량과 점유율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사례가 있었지만 이를 장기적인 시장 확대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국내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시장 참여 기반을 넓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인·기관 참여 확대와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뒷받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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