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빌딩에서 '2026 정비사업 정책방향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관리의 범위를 사업시행인가에서 실제 착공까지 넓힙니다. 1일 열린 정비사업 정책설명회에서는 새 제도가 개별 사업장에 언제부터,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국토교통부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연세대 세브란스빌딩에서 전국 정비사업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열고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재개발·재건축 후속 조치를 설명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부동산원도 이주비 금융지원과 공공재개발, 공사비 검증 제도를 안내했습니다. 이전 대책 후속 도시정비법 개정안 일부는 본회의에 계류 중인 상태로, 국토부는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는 전제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23만4000호의 정상 착공을 지원한다는 목표입니다. 국토부는 올해 착공 예정 46개 구역을 시작으로 매년 약 50곳의 수도권 정비사업장을 월별로 관리하고, 지자체 점검회의와 현장점검, 관계기관 협의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11월에는 시범운영을 마친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를 공식 출범시켜 사업장별 이견 조정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신속 착공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대책 발표일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취득일부터 2년 안에 착공하는 재개발사업 시행자의 취득세를 2027년까지 면제하고 2028년에는 75% 감면할 계획입니다. HUG PF 보증 한도 60% 특례는 2027년까지 연장하고, 이주비 대출은 종전 또는 종후 자산 평가액 기준 LTV 40% 가운데 큰 값을 활용하도록 산정 기준을 개선합니다. 재개발조합 설립 동의율은 토지등소유자 기준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공사비와 인허가 이견이 착공을 늦추는 경우를 줄이기 위한 관리 장치도 마련합니다. 국토부 내 정비사업 전문 중재 기구를 신설하고 시공사 선정 때 자재 물량·단가 등 세부 내역 제출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동의율 완화했지만 "언제부터"…시행시점 문의 집중
정책 설명 뒤 첫 질문부터 시행 시점이 쟁점이 됐습니다. 한 재개발사업 관계자는 이미 70% 이상의 동의를 확보했다며 완화된 조합 설립 동의율을 언제부터 적용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국토부는 공포 후 3개월 또는 6개월 등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입법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공공재개발에서도 단계별 기준을 확인하려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율을 기존 3분의 2에서 6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더라도 이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는 67%를 충족해야 하는지를 묻자 LH는 앞 단계 동의율을 낮춰 공공이 조기에 사업에 투입하도록 한 취지라면서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는 67%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의 정비구역 관리 기준과 공공재개발 동의요건이 맞물릴 경우의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LH 측은 일부 제도 사이에 "사각지대가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국토부에 개선을 요청했고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승인 사업장도 새 기준 적용되나…후속 기준 촉각
금융지원에서는 대책 발표 직전 HUG 이주비 보증 승인을 받은 사업장이 실제 진행을 멈춘 사례가 나왔습니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지난 8월6일 이주비 보증 승인을 받은 뒤 대출 실행을 준비했지만 8·13 대책 발표 이후 새 기준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을 잠시 보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종전자산 기준으로는 보증 규모가 약 3500억원이지만 종후자산을 반영하면 약 3800억원까지 산정될 수 있다며 어느 기준을 적용받는지 물었습니다. HUG는 현행 규정상 3500억원이 적용된다고 답했습니다. 개별 조합원의 경우에도 종전자산 기준 한도가 1억4000만원, 종후자산 기준 산정액이 약 3억원인 사례에 대해 현 규정으로는 1억4000만원이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HUG는 기존 승인 사업장의 증액이나 대환 적용 방안은 아직 내부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HUG 이주비 보증 한도는 종전자산 평가액의 70%입니다. 실제 대출은 HUG 보증과 별도로 은행의 LTV·DSR 등 여신심사를 거쳐야 해 여러 기준이 겹치면 가장 낮은 한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장위지역 공공재개발 관계자는 신속 착공 인센티브보다 인허가 처리 속도를 먼저 거론했습니다. 그는 "그런 인센티브가 없어도 내일 당장 착공하고 싶은 것이 현장의 심정"이라며 사업장에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도 행정기관의 심의와 인허가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설명회 막바지에도 이주비 산정 방식과 입찰보증금 보증서 활용 범위, 시공사 선정 때 물량·산출내역서 제출 방식 등 세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국토부는 큰 틀의 정책 방향은 정해졌지만 세부 사항은 법 개정과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해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정비사업 관리의 끝점을 착공까지 넓힌 만큼 현장에서는 지원 규모보다 기존·신규 사업장에 언제부터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가 더 직접적인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후속 입법과 관계기관의 세부 기준이 구체화되는 과정이 정부의 '착공까지 관리' 방안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