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 크랜베리 대표 "소리로 안전 사각지대 밝힌다"…2030년 IPO 목표
비명·유리 파손음·충돌음·총성 등 이상 음원 분석
소리·영상 묶는 멀티모달 기술로 실제 위험 상황 판단
스마트시티·산업안전·국방·헬스케어 시장 타깃
태국·말레이시아·일본 수출 순항…미국 시장도 노크
2026-09-11 17:01:46 2026-09-11 17:01:4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악! 도와주세요" 여성의 비명이 골목에 울립니다. 인근에 설치된 크랜베리의 음원 분석 장치가 이 소리를 감지하자 폐쇄회로(CC)TV가 방향을 틀어 여성 쪽을 비춥니다. 동시에 위험을 알리는 알림이 관제센터로 전송됩니다.
 
이은혜 크랜베리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2회 '크랜베리 테크 서밋 2026'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그동안 영상 중심이던 도시 안전 관제 시장에서 소리를 활용한 감지 기술이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놓치는 사각지대와 야간 상황을 소리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의 중심에 AI 음향·음성 인식 전문기업 크랜베리가 있습니다. 이은혜 크랜베리 대표는 "CCTV가 사람의 눈이라면 음성은 사람의 귀에 해당한다"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꺅, 쨍그랑, 쿵, 빵빵 같은 이상상황 음원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분석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크랜베리는 비명, 유리 파손음, 충돌음, 총성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상 음원과 음성을 영상과 함께 탐지·분석해 위험 상황을 알리는 멀티모달(다중 데이터 융합) AI 기업입니다.
 
소리·영상 묶는 멀티모달 기술 적용
 
지난 2022년 설립된 크랜베리의 핵심 기술은 소리, 방향, 영상을 하나로 묶어 판단하는 자체 기술입니다. 크랜베리는 음향의 시간·주파수 특성을 분석해 위험 신호를 인식하고 음원의 발생 방향과 CCTV 영상 속 사람·차량 정보를 결합해 실제 위험 상황인지 판단하는 MVS(멀티모달 벡터 스펙트럼 분석)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쌓은 음원 데이터는 600만건이 넘습니다. 현장마다 배경 소음이 다른 만큼, 이 대표는 노이즈를 걸러내는 캔슬링 기술도 크랜베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습니다.
 
사업모델은 스마트시티, 산업안전, 국방, 헬스케어 네 축입니다. 스마트시티에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통합관제센터를 대상으로 방범 사각지대를 메우고, 산업안전에서는 발전소나 시설물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의 이상음을 감지합니다. 국방 분야에서는 총성과 드론 소리를 구분하는 기술을 갖고 특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케어의 경우 서비스화 준비 단계로, 독거 어르신이나 요양병원 등 개인정보보호법 탓에 CCTV가 설치되지 못하는 곳에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화장실이나 침대에서 낙상사고가 잦은데 이때 쿵 소리나 비명 소리를 감지해 위험 상황을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이 대표는 영상만으로는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오탐이 많고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는 공간도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음원 분석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음원과 영상을 넘어 라이다(레이저 기반 거리 측정 센서), 온도, 환경 센서 데이터까지 결합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지능형 음원분석장치는 서울 은평구를 비롯해 군산시, 부산 수영구, 전남 장성군, 경북 의성군 등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납품됐습니다. 민간에서는 롯데마트 금천·영등포점 안심주차장, 브라이튼 한남, 현대자동차 등에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스마트시티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공 과제 실적도 쌓이고 있습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119특수구조단과는 한강 투신 사고를 조기에 감지해 드론이 자동 출동하는 자율구조 시스템을, 한국환경공단과는 영월정수장 취수펌프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예지보전 시스템을, 한국동서발전과는 발전설비 밸브의 이상 상태를 진단하는 시스템을 각각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음성을 통해 감지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2회 '크랜베리 테크 서밋 2026'에 크랜베리의 음원 분석 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해외 진출 초읽기…아시아 넘어 미국도
 
지난해부터는 해외 진출도 시작됐습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이 진행됐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기술 검증이 진행 중이며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크랜베리는 내년에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단독 부스로 참가해 글로벌 접점을 더욱 늘릴 방침입니다. 이후 중동과 유럽 시장도 순차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국가마다 위험을 인식하는 소리가 다른 만큼, 크랜베리는 20개 언어를 지원하며 현지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공공 영역을 먼저 선점하고 이후 헬스케어 등 민수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이 대표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75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실증 단계에 있는 제품들도 제품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랜베리는 오는 2030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장 검증이 끝나면 내년에는 채널 확대를 시도하고 2028년에는 플랫폼화, 2029년에는 스케일업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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