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 맞아, 이해 안 돼"…오세훈 측 증인 질타한 재판부
'명태균 진술 뒷받침' 문자 보냈던 오세훈캠프 관계자 증인신문
문자 부인하며 오 시장에 유리한 진술…재판부, 진술 신빙성 의문
김종인 증인신문도…명태균 지우기 애써도 친밀 근거 부인 못해
2026-09-11 19:37:28 2026-09-11 19:37:28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명태균씨 진술에 부합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오 시장 선거캠프 관계자가 오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메시지 내용을 부인하며 오 시장 측에 유리한 진술을 내놨지만, 재판부는 “앞뒤가 안 맞는다”,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1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 후원자 김한정씨의 네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인 3300만원을 김씨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날 오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정기획팀장으로 일했던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습니다. 1심에서 김씨가 당시 국민의힘 관계자에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는 명씨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로 인정됐습니다. 
 
김씨는 2021년 2월경 과거 의원실에서 함께 일했던 보좌관에게 “머니투데이(가 공표한 여론조사)는 사실 우리가 의뢰해서 만들어 놓은 것인데…여론조사 업체가 XX임. 강(철원) 실장님 열받아서 난리난리. 그런데 그 소개해 준 사람이 김종인”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비밀이다”,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샘플이랑 뭐 이런 거 XX같이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화 의미에 대해 “‘오세훈의 의뢰로 머니투데이를 조사의뢰자로 섭외해 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김종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에 문제가 있어 강철원이 화가 났다. 여론조사 표본에 문제가 있었고, 오 시장의 비용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그 결과가 오 시장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명씨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문자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김씨는 “(관련 내용을) 누구에게 들은 건지, 무엇을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캠프에서 머니투데이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김종인이 여론조사 업체를 소개해줬다’ 두 가지는 확실히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 전 부시장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며 “강 전 부시장이 난리 치고 화냈다면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습니다. 재판부가 “캠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냐”고 묻자 김씨는 “잘 모른다. 다 알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잘 모르는데 어떻게 이런 문자를 보내냐”고 지적했습니다. 김씨가 “일정과 관련해 말하다가 보낸 것”이라고 해명하자 재판부는 “일정과 이 문자가 무슨 상관이냐”며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 “납득할 수 있게 말해라”, “이해가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김씨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증언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신문 초반에는 문자 내용 관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가, “떠도는 풍문으로 잡담한 것”이라는 오 시장 측 질의가 이어지자, 신문 후반엔 “(허위로) 지어내서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가 “증인신문 전 피고인 측과 만났냐”고 묻자 김씨는 “인터뷰 차 변호인단과…”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자신과 오 시장을 연결해 줬다거나, 오 시장의 당내 후보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명씨와 잦은 만남을 가진 이유, 명씨에게 여론조사 관련 문자를 보낸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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