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일약품, 환불부채 264억…콜린알포 재평가 리스크 잠복
순손실 지속에 자본조달비율 38.9%로 상승
환불부채 264억 자체 추산…실제 환수액 변수
2026-09-29 07:30:00 ㅣ 2026-09-29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23일 11: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제일약품(271980)의 환불부채가 6개월 만에 약 16% 증가했다.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에 대한 임상 재평가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해야 할 금액이 해당 부채에 포함돼 '재임상 리스크'가 시한폭탄처럼 잠복했다. 
 
(사진=제일약품)
 
콜린알포, 임상 재평가 리스크 '노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연결 기준 환불 부채는 지난해 말 228억 5017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64억 2363만원으로 6개월 만에 15.64%(35억 7345만원) 증가했다. 제일약품은 환불 부채 관련 재무제표 주석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 재평가 실패 시 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할 금액이 포함돼있다"고 명시했다.
 
환불 부채는 매출에 대응해 향후 고객이나 보험 당국에 반환 혹은 환수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미리 부채로 계상하는 항목이다. 회사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는 잠재 리스크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세부항목을 뜯어보면 우려는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예상 고객 환불 부채'는 223억 9546만원으로 작년 말(196억 8617만원) 대비 13.76%(27억 929만원) 늘었다. '예상 매출할인 환불 부채' 또한 작년 말 31억 6400만원에서 27.31%(8억 6417만원) 증가한 40억 2817만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직결된 두 부채 항목이 동시에 불어났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향후 반환·환수해야 할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환불 부채는 동일한 폭으로 늘어나 연결·별도 모든 기준으로 봐도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국내 제약업계 전반이 임상 재평가 리스크에 노출된 대표적 성분이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이유로 보건당국이 유효성 재검증에 나서면서, 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품목은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그간 지급된 약가를 소급 환수당할 가능성이 있다. 제일약품이 관련 리스크를 재무제표 주석에 별도로 명시하고 충당성 부채를 선제적으로 쌓아가고 있다는 점은 임상재평가 리스크에 존재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적 부진에 환불부채 리스크까지 '이중고'
 
문제는 환불 부채 증가가 실적 부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34억 4991만원, 별도기준으로는 124억 333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24억 5474만원에 달했고, 이익잉여금은 138억 9087만원의 결손 상태로 추가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별도 기준 자본 조달 비율은 지난해 말 32.8%에서 올해 상반기 38.9%로 상승하며 재무 완충력이 저하됐다. 수익성이 악화고 재무 여력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환불 부채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면, 임상 재평가 결과가 실제 환수로 이어졌을 때 재무구조에 가해질 충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264억원이라는 숫자도 회사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예상 손실 규모'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업계 전반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개별 제약사별로 해당 성분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재평가 대응 전략은 제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약품 측은 <IB토마토>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와 관련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환수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기준과 내부 산정 방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추정한 금액을 환불 부채에 반영했다"며 "구체적인 금액과 세부 산정 방식은 회사 내부 회계정보에 해당해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현재 반영된 금액(환불 부채)은 관련 계약 및 환수 기준, 해당 품목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산정한 추정치"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충당해 둔 264억원이 실제 건강보험공단의 재평가 결과 및 환수 조치와 어느 정도 괴리를 보일지도 최대 변수다. 재평가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는 품목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지거나 환수 대상 기간이 회사 추정치보다 길어질 경우, 현재 충당된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순손실을 기록 중인 제일약품의 재무상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재평가 결과 자체가 향후 실적 방향성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제일약품은 <IB토마토>에 "실제 환수 여부와 최종 규모는 향후 임상 재평가 결과 및 관련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실제 환수 규모가 현재 반영 금액을 웃돌 가능성이나 그 수준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라며 "회사는 향후 임상 재평가 결과와 실제 환수 규모가 구체화될 경우 회사의 재무 상황과 자금 운용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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