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판정 3년 새 2.4배…'보수 범위' 놓고 2차 분쟁도
아파트 하자 판정 2022년 285건→2025년 680건 '급증'
2026-09-26 12:57:07 ㅣ 2026-09-26 13:14:55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균열·누수 등으로 입주자가 하자심사를 신청해 실제 하자로 인정받은 아파트가 3년 만에 2.4배로 불어났습니다. 시공 기술이 발전했다는 평가와는 거리가 먼 흐름입니다. 하자 판정이 곧 분쟁의 끝도 아닙니다. 판정 이후 어디까지, 어떻게 고칠지를 두고 입주자와 건설사가 다시 맞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자심사위)가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하자로 인정한 아파트 사례는 1952건에 달합니다.
 
해마다 증가세도 뚜렷합니다. 2022년 285건이던 판정 건수는 2023년 336건, 2024년 528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680건까지 올라섰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23건이 하자로 인정됐습니다.
 
아파트 외 주거 유형도 하자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립주택(364건), 다세대주택(324건), 도시형생활주택(308건)에서도 하자 판정이 나왔습니다. 주상복합·공공임대주택 등 집합건물은 1207건이었습니다. 아파트까지 합산하면 전체 하자 판정은 4155건입니다.
 
아파트 하자심사 신청은 2022년 1144건에서 2023년 1325건으로 소폭 늘다가 2024년 2811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지난해에는 3442건이 접수됐습니다. 올해는 6월까지 접수된 신청만 3667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하자로 판정된 이후입니다. 판정된 아파트 하자 1952건 가운데 사업주체가 보수를 마쳤다고 등록한 건은 958건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미완료로 등록된 482건 중에서는 보수 협의가 진행 중인 경우가 1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입주자가 보수를 거부한 경우(59건)와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40건)도 있었습니다.
 
건설업계는 판정 범위를 벗어난 보수 요구가 갈등을 길게 끌고 간다고 주장합니다. A건설사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창호 부속품만 바꿔도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한 입주자가 창호 전체를 뜯어내고 다시 시공하는 데 준하는 비용을 요구했습니다. 업계는 판정 내용과 실제 보수 범위에 대한 해석 차이가 분쟁 장기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정부는 보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체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자심사는 입주자와 건설사 간 이견이 소송으로 이어지기 전에 하자 여부를 판단하고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하자 판정이나 보수 요구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사업주체가 보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양측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령상 하자심사위가 최종적으로 하자 판정을 내리면 사업주체는 60일 안에 보수를 마치고 그 결과를 하자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합니다. 염 의원은 "하자 분쟁이 늘어나는 만큼 입주자의 정당한 권리는 보호하고 하자판정과 보수 과정이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촘촘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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