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중 2·4호 본격 활용…민간 위성산업 '시험대'
KAI 기술이전 통해 위성 설계·제작 주도
본체·탑재체 부품 75% 이상 국산화
국내 위성산업의 독자 역량 시험대
2026-10-01 15:25:39 ㅣ 2026-10-01 15:25:39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차세대중형위성(차중) 2호와 4호가 초기 운영 막바지 단계를 밟으며, 본격적인 활용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위성산업의 독자 역량이 실제 운용 단계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김진희 우주항공청 인공위성부문장은 1일 서울 광화문 회의실by필원에서 열린 '차세대중형위성 2호·4호 초기운영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민간이 위성 설계·제작·시험·발사까지 주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통해 민간 위성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간에 위성개발 기술 이전…부품 75% 이상 국산화
 
이번 사업의 핵심은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심이었던 위성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산업체가 독자적으로 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차중 1호 개발 과정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설계에 참여한 뒤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2호 개발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2단계 사업에서는 차중 3·4·5호 개발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KAI는 기술 이전을 통해 시스템과 본체 개발 기술성숙도(TRL)를 평균 5 수준에서 독자적인 위성 개발이 가능한 8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성 임무에 따라 탑재체를 바꿔 활용할 수 있는 500kg급 표준 플랫폼도 확보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밀 광학관측뿐 아니라 광역관측, 향후 레이더 위성 등 다양한 임무에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품 국산화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장종진 KAI 실장은 "탑재체는 90% 이상, 전체 부품 기준으로는 75% 이상 국산화를 적용했다"며 "정부출연연 중심에서 산업체가 우주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전환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KAI는 아직 국산화되지 않은 부품 상당수가 기술적 한계보다는 제한적인 시장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실장은 "위성 부품의 경우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아 일부 품목은 국내 개발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통신위성이나 군집위성 등 시장이 확대돼 안정적인 수요가 만들어질 경우 국내 업체의 참여와 함께 국산화율도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장종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실장이 1일 차세대중형 위성 2호, 4호의 개발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차중 2호, 국토관측 넘어 3차원·AI 데이터 활용
 
차중 2호는 지난 5월3일 발사됐습니다. 0.5m급 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탑재해 정밀 국토관리와 재난·재해 대응, 공공안전 등에 활용하는 것이 주요 임무입니다. 기존에 운영 중인 차중 1호와 함께 운용하면 같은 지역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하는 스테레오 영상 확보가 가능해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2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기존 1호와의 동시 운영을 통해 관측 능력도 높아집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동일 지점을 다시 촬영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어 약 2일 이내 재촬영이 가능해집니다. 두 위성을 활용한 입체영상으로 3차원 공간정보를 만들고, 동일 사양 위성에서 확보한 시계열 영상을 활용해 국토 변화 탐지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국토부는 위성영상 기반 AI 학습데이터의 민간 공개도 추진합니다. 양효진 국토위성센터 연구관은 "국토 현황정보와 변화탐지정보를 생산하는 과정에 이미 딥러닝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약 2만~3만개 수준의 학습데이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해당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학계와 연구기관, 기업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계획입니다.
 
차중 1호와 2호의 동시 운영이 시작되면 3차원 공간정보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도 본격화됩니다. 양 연구관은 "내년 초가 되면 두 개를 동시 운영할 수 있게 되고 본격적으로 3차원 공간정보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해당 데이터를 국민이나 관련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양효진 국토부 국토위성센터 연구원이 1일 차중 2호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차중 4호, 농업·산림 관측 현장으로
 
차중 4호는 지난 7월7일 발사된 농림·산림 전용 관측위성입니다. 5m급 해상도와 120km에 달하는 광대역 관측폭을 갖춰 농작물 생육과 생산량, 산림자원 변화,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난을 관측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넓은 지역을 반복 촬영할 수 있어 한반도의 농림·산림 변화를 시계열로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농촌진흥청(농진청)은 차중 4호를 농작물 재배면적과 생육·생산량 분석, 농업재해 대응 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홍석영 농업위성센터장은 농림위성 영상을 활용해 벼와 콩, 배추 등 주요 작물의 재배·수확면적과 생육 상태를 파악하고 위성·기상·현장정보를 결합해 생산량까지 추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침수·홍수와 가뭄, 병충해 등 농업재해 분석과 북한 및 해외 주요 곡물 생산지역의 작황 파악에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산림청은 차중 4호를 산불과 산사태, 산림병해충 등 산림재난 대응에 활용합니다. 박찬열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산림 분야에서 어떻게 위성을 활용하는가의 핵심은 변화 탐지"라며 "시간에 따라 산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산림청은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산불 피해경계와 피해강도를 구분하고 피해 연료량을 산출해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추정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만 농림위성은 산불 초기 진화를 직접 지원하는 수단은 아닙니다. 산림청은 오전 8시 이전 산불이 발생할 경우 위성 촬영과 분석을 거쳐 약 9시간 이내 자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오후 늦게 발생하면 다음 날 촬영해야 해 약 25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초기 진화보다는 피해 면적과 강도 분석, 복구 계획 수립 등 사후 대응에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차중 2호와 4호는 본체와 탑재체 초기점검, 시스템 궤도시험을 마치고 영상 품질과 성능을 확인하는 검보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보정을 올해 말까지 마친 뒤 국가위성운영센터로 운영을 이관해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차중 4호를 통해 확보한 경남 밀양 영상. (사진=우주항공청)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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