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체결하고 너트 조립까지…현대차 ‘아틀라스’ 진화
7→13자유도로 정교해진 손…촉각센서도 적용
내구성·양산성 강화…“연 10만개 생산도 고려”
2026-10-02 15:43:44 ㅣ 2026-10-02 15:43:44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이 실제 제조현장 투입을 위한 정밀 작업과 양산성 경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정교한 동작 구현을 넘어 공장에서 반복 작업을 견딜 내구성과 신뢰성, 대량생산까지 고려한 설계가 중요해지면서입니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역시 손의 조작 능력을 대폭 끌어올리며 실제 공장 작업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드릴 비트를 끼우고 작은 너트를 조이는 등 사람의 손이 맡아온 정밀 작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신규 로봇 손으로 드릴 비트를 장착하고, 드릴을 조작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일(현지시각) 아틀라스에 적용할 차세대 로봇 핸드를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손은 엄지를 포함한 네 개의 손가락에 총 13개의 자유도를 갖췄습니다. 기존 7자유도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아틀라스는 차세대 로봇 손으로 드릴 비트를 끼워 드릴을 작동시키고 작은 너트를 손끝으로 돌려 조이는 등 정밀 작업 능력을 구현했습니다. 드럼스틱을 손가락으로 회전시키고 골프공 두 개를 한 손 안에서 움직이는 등 물체의 위치와 방향을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손끝과 손바닥에는 촉각센서를 적용해 접촉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힘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차세대 손을 설계하면서 주안점을 둔 것은 정교한 움직임만이 아닙니다. 실제 공장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내구성과 수리 편의성, 비용과 양산성까지 함께 고려했습니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행동 부문 디렉터는 IEEE Spectrum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손 설계를 ‘냉혹한 절충’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 손과 비슷한 크기에 많은 기능을 넣을수록 구조가 복잡해지고 가격이 올라가는 데다 신뢰성과 양산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는 일부 인간형 로봇 손의 경우 신뢰성과 양산성을 희생하는 설계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사람처럼 다섯 개가 아닌 네 개의 손가락을 택한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입니다. 대신 손 전체를 새로 설계하면서 손가락을 서로 벌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손잡이를 쥔 상태에서 다른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드릴이나 용접 토치 등 기존 공구를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량생산을 염두에 둔 설계도 눈에 띕니다. 액추에이터를 관절에 직접 넣고 각각 하나의 모듈로 구성해 고장이 나면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절을 가로지르는 힘줄이나 케이블을 없애 반복 사용 과정에서 늘어나거나 끊어질 가능성도 줄였습니다. 로드리게즈는 “연간 10만개의 손을 만들려면 세부 설계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존 손이 수만~수십만개 규모의 양산을 전제로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차세대 손은 대량생산을 고려한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는 셈입니다.
 
정교한 손을 실제 양산품으로 만드는 것은 휴머노이드 업계의 공통 과제이기도 합니다.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손의 제조와 내구성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미 기술매체 The Information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옵티머스 생산량을 크게 늘렸지만 손과 자동화 장비, 부품 공급망 등이 안정적인 대량생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손과 아래팔에는 100개가 넘는 나사와 소형 부품이 들어가 현재 작업자가 직접 조립하고 있으며, 일부 촉각센서에서는 신뢰성 문제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틀라스의 조작 능력 강화는 현대차그룹의 제조현장 투입 계획과도 맞물립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 서열과 이동 작업 등을 맡기고, 향후 조립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실제 제조환경을 모사한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도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이곳에서 제조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검증한 뒤 현장 적용과 피드백, 재학습을 반복해 실제 공장 투입에 필요한 신뢰성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차세대 손에도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학습한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 방식을 적용했다”며 “모터의 힘과 마찰, 물체 형태 등 다양한 조건을 변화시키며 강화학습을 진행해 실제 제조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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