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위메이드(112040)에 첫 노동조합이 출범하면서, 게임업계 노사관계의 의제가 임금·성과급을 넘어 고용안정과 사업 재편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최대주주 변경이나 조직개편, 인공지능(AI) 도입처럼 노동자의 고용과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결정에 대해서도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 위메이드지회는 전날 공식 출범했습니다. 노조는 대주주 변경 및 조직개편에 따른 구조조정·정리해고 반대와 근로조건 유지, 성과급 체계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주요 사업 방향 전환 시 사전에 협의하고, 위믹스를 비롯한 주요 사업부의 고용승계·조직 존속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조 출범 시점도 주목됩니다. 현재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이 보유 지분을 네오펄스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는데요. 새 경영진과 향후 사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앞서 "새로운 경영진이 어떤 분들이 오실지 걱정"이라며 "기대감보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도 회사와 인수 측 사이에 향후 경영진 구성이나 사업 방향을 둘러싼 구체적인 협의는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게임업계 노조의 주요 갈등은 임금과 성과급 등 보상 문제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습니다. 그러나 위메이드 사례에서는 고용승계와 조직 존속뿐 아니라 향후 사업 방향을 바꿀 때도 사전에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요구가 등장했습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변화를 AI 확산과 산업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사관계의 변화로 분석했습니다. 오 위원은 "지금 하는 사업이 내년에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분배보다 산업 전환이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사업을 유지하는 문제가 먼저"라며 "그 과정에서 노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먼저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임산업 특유의 빠른 변화도 노조 요구 확대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업계가 현재 "굉장히 급변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기술 도입이나 환경 변화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경우 노조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원의 영역으로 볼 수 있어 향후 노사 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해외에서는 AI 도입도 이미 노사 협의 의제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노조는 최근 단체협약에 AI가 업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회사가 노조와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교섭하도록 하는 절차를 담았습니다.
오 위원은 AI 확산이 이런 변화를 더욱 빠르게 만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기존 근로자가 가진 역량을 AI와 결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며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성과를 미래 투자와 근로자 성과급 등에 어떻게 배분할지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위메이드 측은 노조의 권리를 존중하고 관련 법령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상호 존중과 열린 대화를 통해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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