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상승률 따돌린 세종 전셋값…기관 이전 전부터 '초비상'
세종 전셋값 주간 상승률 0.27%…매매 상승률의 6.8배
전세 매물 연초 대비 14.5% 감소…전세시장 심리지수 전국 1위
2026-10-23 14:04:18 ㅣ 2026-10-23 14:04:18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세종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매매가격을 크게 웃돌며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앞두고 주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세 매물은 연초보다 줄어든 상황입니다. 기관 이전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전셋값이 오르면서 향후 임대차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세종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27% 상승했습니다. 전국 상승률 0.11%의 두 배를 웃돌았으며 서울(0.16%)과 경기(0.18%)보다도 높았습니다. 세종 전셋값 상승률은 10월 첫째 주 0.11%에서 둘째 주 0.24%, 셋째 주 0.27%로 3주 연속 확대됐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세종 매매가격 상승률은 0.04%로 전국(0.08%)에도 못 미쳤습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매매시장보다 임대차시장에서 수급 부담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상 올해 들어 10월 셋째 주까지 누계 전셋값 상승률은 2.92%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물은 매매 9870건, 전세 562건, 월세 368건으로 총 1만800건입니다. 연초(9848건)보다 전체 매물은 952건 늘었지만, 매매가 1443건 증가한 반면 전세는 657건에서 562건으로(95건, 14.5%), 월세는 764건에서 368건으로(396건, 51.8%) 줄었습니다. 
 
매매 매물 증가분이 전세·월세 매물 감소분(합계 491건)을 웃돌면서 전체 매물이 늘어난 것입니다. 등록 건수가 즉시 입주 가능한 주택 수나 실제 거래량과 같지는 않아 공급 여건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 매물까지 줄면서, 향후 임차 수요가 늘어날 경우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세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에서도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거래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나성동 나릿재6단지 전용 84㎡는 직전 거래(10억2000만원)보다 7000만원 오른 1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새롬동·다정동 단지에서도 2000만~3000만원 오른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습니다. 
 
(그래픽=클로드생성)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내년 공무원 2995명 세종 이전…전셋값 상승 압력 작용
 
전세시장 소비심리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9월 세종의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5.0으로 서울을 제치고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역시 125.3으로 전국 2위에 올랐으며, 7월 101.5에서 두 달 만에 23.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19.5에서 117.3으로 낮아진 것과 대비됩니다.
 
전세시장 불안의 배경으로는 대규모 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주거 수요 증가가 꼽힙니다. 정부는 중앙행정기관 44곳과 관련 인력 9929명을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7개 기관 2995명은 2027년 임차 청사를 활용해 먼저 옮기고, 나머지 17개 기관 6934명은 2031년까지 이전할 계획입니다. 이전 대상 기관과 인력이 순차적으로 세종에 자리 잡으면 공무원과 가족을 중심으로 주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2029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33년)도 중장기 수요 요인이어서, 행정 기능이 단계적으로 집중될수록 주거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전 초기에는 생활 여건과 거주지를 살핀 뒤 매입 여부를 정하려는 공무원들이 전세를 먼저 찾을 가능성이 있어, 수요가 매매시장보다 임대차시장에 먼저 반영될 수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지는 불투명합니다. 세종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027년 2367가구, 2028년 4110가구, 2029년 4205가구입니다. 기관 이전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생길 수 있고, 신규 주택은 사업 추진과 건설에 시간이 필요해 늘어나는 전세 수요에 맞춰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연간 주택 공급을 7000~8000가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급 계획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주택의 임대차 매물 규모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결국 이전 시기에 수요가 얼마나 집중되는지,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얼마나 내놓는지가 가격 흐름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규 주거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전세난이 나타나고 있고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향후 2~3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세종으로 이전하는 공무원들도 당장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전세를 먼저 찾을 수 있는 만큼, 매물 부족 속에 임대인에게 가격 주도권이 쏠리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