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과반 불투명'…연정협상 장기화 땐 '재선거'
양 진영 모두 과반 확보 난항…정치적 교착에 재선거 가능성
2026-10-28 17:40:19 ㅣ 2026-10-28 17:51:32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 모두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차기 정부 구성마저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연립정부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재선거까지 치러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스라엘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라마트간에서 집권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오른쪽)와 중도 성향 야샤르(Yashar)당 대표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 참모총장의 모습이 담긴 대형 선거 광고판 앞에 도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랍계 정당이 쥔 '캐스팅보트'…양측 셈법 복잡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7시34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중간 결과를 전했습니다. 오전 7시27분 기준 전체 투표함의 53.7%가 개표된 가운데 친네타냐후 진영은 55석, 반네타냐후 진영은 5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나머지 15석은 아랍계 정당 몫입니다. 전체 120석 가운데 과반인 61석에 친네타냐후 진영은 6석이 부족합니다.
 
앞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승자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채널13>과 공영방송 <칸11>의 최초 출구조사는 반네타냐후 진영 53석, 친네타냐후 진영 50석, 아랍계 정당 17석을 예상했습니다. 이후 수정 조사에서는 양 진영이 각각 51석, 아랍계 정당이 18석으로 바뀌었습니다. <채널12> 역시 최초 반네타냐후 진영 52석·친네타냐후 진영 50석·아랍계 정당 18석을 예상했다가 수정 조사에서 친네타냐후 진영 52석·반네타냐후 진영 49석·아랍계 정당 19석으로 전망을 뒤집었습니다.
 
중간 집계대로라면 반네타냐후 진영 50석에 아랍계 정당 15석을 더해 65석입니다. 그러나 합친 의석수와 달리 이들의 연정이 곧바로 성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끄는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아랍계 정당과 공동 내각을 꾸리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아랍계 정당들도 정치적 노선이 달라 한목소리로 반네타냐후 진영을 지지할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아랍계 정당이 내각에 참여하지 않아도 정권교체의 길은 있습니다. 반네타냐후 진영이 소수 정부를 구성하고 아랍계 정당이 의회에서 외부 지원을 제공하거나 정부 출범에 반대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반네타냐후 진영의 보수 성향 인사들이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친네타냐후 진영 역시 자체 의석만으로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 반네타냐후 진영 일부를 설득해야 합니다. 나프탈리 베넷 전 총리와 아비그도르 리버만 전 국방 장관은 보수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내걸고 선거를 치렀습니다. 이들이 입장을 바꾸면 지지층의 반발을 감수해야 해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총선 뒤 정부 구성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 협상 권한을 부여합니다. 우선 28일이 주어지고 최대 14일을 연장할 수 있으며 협상이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2022년에는 네타냐후 진영이 과반인 64석을 확보하고도 새 정부 출범까지 58일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어느 진영도 과반을 장담하지 못해 협상 과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협상 실패가 거듭되면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집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총리직 유지하는 네타냐후…대이란 군사행동 변수
 
연정 협상이 끝내 결렬돼 누구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재선거를 치를 수 있습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 총선을 치렀던 정치적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치적 교착이 우려되는 이유는 중동전의 향방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네타냐후 총리가 기존 정부를 이끌 가능성이 큽니다. 연정 협상이 장기화하더라도 군사·안보 분야의 결정권은 유지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도 발부된 상태입니다. 집권 연장에 실패하면 정치적으로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점에서 연정 협상 기간 그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을 둘러싼 압박과 군사적 긴장이 동시에 높아지는 국면입니다.
 
미국의 입장도 유동적입니다. <CNN>은 지난 26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공동으로 이란을 공격하려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총선 전 공습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향후 공동 군사행동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집니다. 즉각적인 공습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군사적 선택지를 닫지 않은 미국의 태도는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반네타냐후 진영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대이란 강경 기조가 곧바로 바뀌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젠코트 전 총장 역시 이란을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장과 정권교체 어느 쪽도 중동전의 긴장 완화를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개표에서 앞선 친네타냐후 진영도 과반 확보를 장담할 수 없고, 반네타냐후 진영 역시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연정 협상은 장기화하고 재선거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군사·안보 분야의 결정권을 유지하는 만큼 이스라엘의 정치적 혼란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전망입니다.
 
이현민 기자 topef1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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