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쏟아지는 은행 서민금융 정책..효과있나?
2012-09-03 21:03:19 2012-09-03 21:04:43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은행들이 앞다퉈 서민금융 지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지, 과연 효과는 어느 정도 일지 김혜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기자, 은행들이 서민금융에 나선 이유가 뭡니까.
 
기자 : 은행들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 CD 금리 조작 의혹과 대출서류 조작, 대출금리 차별 등 은행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서민금융에 나섰습니다. 또 금융당국이 경기침체에 대한 은행권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것도 이런 움직임에 한 몫 했는데요. 10%대 신용대출상품 출시, 각종 수수료 감면, 서민금융 전담 창구 마련 등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 은행들이 내놓은 정책들을 살펴보면 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출이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군요.
 
기자 : 국내 주요은행들은 은행연합회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희망홀씨대출 신청자격을 완화하는 표준규약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희망홀씨대출은 기존에는 대출신청일 기준 3개월 이내 30일 이상 계속된 연체대출금을 보유했거나 10일 이상 계속된 연체대출금을 4회 이상 보유하면 대출 대상에서 제외했었습니다. 그러나 공공정보에 등재되지 않은 단기 연체기록 보유자의 대출자격 제한을 풀기로 한겁니다.
 
또 성실 상환자에 대한 금리 감면혜택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일정 기간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하면 대출기간 내 감면 폭을 2%포인트 이상으로 늘려주기로 했습니다.
 
새희망홀씨대출 공급한도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각각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새희망홀씨대출도 이용할 수 없는 최저 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구요.
 
기자 : 각 은행들은 새희망홀씨대출도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소득과 신용이 낮은 고객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마련하고, 최고 상한 금리를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인 '희망드림론'을 판매하고 있는데, 신한은행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기준으로 전체 15등급 중 11~12등급에 해당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합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14%로 새희망홀씨대출 보다 1~2%포인트 높지만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연 12%에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국민은행도 '행복드림론2'를 판매중입니다. 연 15%로, 연체를 하지 않으면 3개월마다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돼 최저 9.6%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서민을 대상으로 금리 연 8~14%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소액 신용대출 신상품을 이달안에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거의 대부분 공통적인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간혹 은행별로 차별화해서 내놓은 지원안도 눈에 띄는군요.
 
기자 : 너무 비슷한 지원방안만 쏟아져서 서민금융 정책 마련도 담합한 것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눈치보기식으로 방안을 마련하다 보니 한번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책이 며칠에 하나씩 계속 나오는 꼴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에도 특징적인 방안들이 몇몇 눈에 띄는데요. 오늘까지 나온 정책들의 은행별 특징적인 점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근저당권 설정비율을 현행 120%에서 110%로 대폭 낮추기로 했습니다. 근저당권설정비율을 인하하면 대출 고객은 근저당권설정 최고액이 줄어든 만큼 여유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저축은행 연계대출을 실시하는데요.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한 고객의 대출이 거절되거나 한도가 부족할 경우 저축은행 상품을 안내 받아 고객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국민은행은 하우스푸어를 위해 담보로 잡은 아파트가 연체로 경매 위기에 처할 경우 세입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적극 주선하는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를 도입키로 했습니다.
 
앵커 : 상품과 지원방안이 쏟아지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할 서민들은 정작 관련 제도들을 잘 모를거 같은데요.
 
기자 : 네. 그래서 은행들은 서민 밀집지역에 있는 일부 은행 영업점에 서민금융지원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서민금융 전담창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중에 일부 점포에 서민금융 전담창구를 개설하기로 했구요. 하나은행도 우선 3개 지점에 인력을 배치해 서민금융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앞으로 대상 지점을 확대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특히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창구 개설에 나선 국민은행은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는 다양한 서민금융상품들을 안내해주고, 고객의 재무설계 상담까지 해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국민은행은 또 서민 전담창구를 찾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점포당 전문상담인력을 2명씩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 등떠밀려 쏟아진 대책들에 대해서 실효성이 있을까도 중요한 문제 아닙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 은행들이 여론과 금융당국에 등 떠밀리듯 내놓은 각종 대책들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저신용자들을 위한 정책들의 혜택을 받는 고객은 한정적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가계 부채 부담이 크게 완화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또 은행들이 내놓은 연 10%대의 대출상품도 신청할 수 있는 고객층이나 대출 가능 금액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서민금융 상담만을 전담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 역시 '보여주기식' 정책일 뿐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등떠밀리듯, 보여주기 위해서, 이미지 회복을 위한 이런 정책들이 과연 신뢰를 크게 잃은 은행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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