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봉 SKC 사장 "PO 경쟁력, 다운스트림 확보가 관건"
수직계열화 구축..GS칼텍스 등 유화업계 도전장에도 자신감
2014-06-19 16:56:46 2014-06-19 17:01:0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프로필렌옥사이드(PO)는 다운스트림 사업과 함께 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기봉 SKC 사장(사진)은 1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협회 사장단 조찬모임 참석 직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PO는 폴리우레탄의 핵심소재다.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냉장고 및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단열재, 건축용 자재 등에 쓰인다.
 
오는 2017년까지 아시아에서만 수요가 연 평균 6%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유화업계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GS칼텍스도 PO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최근 관련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 등도 사업 참여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PO를 생산하는 업체로, 현재 연산 31만톤 규모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70%로 SKC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PO 사업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SKC의 독점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다운스트림 사업 확보가 곧 경쟁력임을 강조하며 이 같은 전망을 일축했다. 폴리우레탄은 기초원료인 PO에서 다운스트림 제품인 폴리올 등의 가공 단계를 거쳐 만드는데, SKC는 'PO-폴리올-폴리우레탄'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통상 폴리우레탄 제조사들은 PO 대신 폴리올 형태로 받기 때문에 다운스트림 사업의 확보 유무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일부 유화업체들이 PO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정 사장이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신증설은 PO 사업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거론된다.
 
석유화학 정보제공업체인 ICIS에 따르면, 오는 2017년까지 아시아 지역 내 PO공장의 신증설 물량이 207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전체 신증설 물량의 70%를 넘어선 150만톤을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지역에서도 각각 39만톤, 21만톤의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이에 따라 신증설이 완료되는 2017년에는 100만톤의 공급과잉이 발생하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급과잉에서 비롯되는 수급의 불균형은 공급처 입장에서는 최악의 구조다.
 
SKC 역시 공급을 늘린다. 규모의 경제로 정면대결하겠다는 승부수다. 현재 31만톤 규모에서 30만톤 규모를 늘려 오는 2017년까지 총 61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C는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다우케미칼과 독일 바스프 등 세계적인 PO 생산 업체들이 고기능 폴리올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증설을 많이 추진해서 공급과잉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증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SKC는 현재 울산 PO 공장 인근에 토지를 매입, 공장설립을 위한 부지를 정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증설 공장의 제조 공법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PO를 제조하는 여러 공법 중 경제성 및 친환경성을 놓고 숙의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 관계자는 "수급 상황과 판매처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최적의 경제성을 갖춘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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