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양선길 쌍방울 대표 "중국 매출 국내 추월하는 날 올 것"
한중 FTA, 산아제한 정책 완화 '호재'..중국서 유아동브랜드 론칭
국내선 올드한 이미지 탈피, 유통망 확장 '주력'
2014-12-01 09:22:54 2014-12-01 09:23:05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닫힌 엘리베이터 문에 머리를 박으며 손으로 '탁' 치는 광고. 수 많은 패러디를 낳을 정도로 화제가 됐던 트라이 광고는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 
 
20여년 전 배우 이덕화를 모델로 쓰던 그 시절 쌍방울(102280)은 그야말로 국민 속옷이라 불릴 정도로 황금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화장품, 신사복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나서면서 회사는 크게 흔들렸고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이후 부진한 신사업을 정리하고 이너워어 사업에 집중했지만 트라이만을 가지고 우직하게 버티던 쌍방울은 시장에서 점점 뒤쳐졌다. 올드한 브랜드라는 오명 속에 해외 유명 브랜드 유입과 무섭게 성장한 SPA 업체들의 도전에 밀리면서 사세가  점점 기울어졌다.
 
하지만 올 초 특장차 전문업체 광림(014200)에 인수되면서 쌍방울은 다시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영역이 워낙 다른 터라 인수 초반에는 의아하다는 반응과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지만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 실적을 흑자로 돌려 놓으면서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모두 불식시키고 있다. 다시 한번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포부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중국시장에서 과감한 확장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가 양선길 쌍방울 대표이사(사진)를 만나 새로운 수장으로서 그가 세운 취임 이후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사업 전략과 방향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그동안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고전하다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흑자로 전환했다. 실적개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은.
 
▲지난해 중국을 포함한 신규사업과 아동복 등 여타 사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인한 손실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경기부진을 딛고 턴어라운드 한 것은 효율적 관리체계를 확립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속적인 직접비와 반품 관리, 철저한 비딩방식 도입으로 원가 절감과 판관비 축소를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특히 중국법인에서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 또한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고무적인 일이다. 사실 중국사업은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부터 생산공장을 세우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고 이제 결실을 거둬들이는 초반에 불과하다. 유통망 학장, 신규 브랜드 론칭 등 중국사업은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국내시장에서도 4분기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이러한 실적 개선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분명히 더욱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것이다. 
 
-중국에서 생산과 유통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완성시키는데 많은 공을 들이면서 결실을 맺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현재 중국사업 현황과 향후 구체적인 전략은 어떻게 짜고 있나.
 
▲북경, 상해, 심양을 중심으로 백화점, 쇼핑몰, 로드샵을 전개하고 있다. 직영매장은 지난 6월 전후에 대부분 오픈했으며 매월 10~20%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또한 9월부터 북경 유고홈쇼핑에서 방송을 진행했고 결과가 양호해 추가 방송까지 진행했다. 추동내의도 다음달 방송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 확대 등 중국사업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광고 및 홍보의 규모와 비용 소요가 한국에 비해 매우 커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때문에 마케팅을 위해 무리한 비용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비용 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들이 인터넷 사용률이 높고 인터넷 쇼핑몰 활용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통망도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인터넷과 홈쇼핑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2월에는 중국에서 신규 유아동복 브랜드 '리틀탈리' 론칭도 앞두고 있다. 10년간 소아내의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 유통하며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소아복 부분과 접목시킬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리틀탈리'는 중국 대리상들과 수주제 영업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중국 각 지역 대형 대리상들에게 개발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운영물량에 대해 직접 수주를 받는 형식으로 이를통해 단기간 내에 매출 볼륨을 확보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중국 진출 국내 유아복 업체들이 최상위 채널인 백화점 유통을 위주로 입점하는 방식과 크게 차별화된 부분이다.
 
또한 중국은 올해 7월부터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해 1가구 2자녀 출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향후 소아복 관련 사업이 크게 성장할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한중 FTA 체결로 영업환경은더욱 좋아지고 있다. 중국시장은 향후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향후 5년 내에 중국사업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중국 심양 롯데백화점 샤빌 매장.(사진제공=쌍방울)
 
-국내에서는 여전히 올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나.
 
▲자주 듣는 말이다. 트라이가 론칭한지 20년도 훌쩍 넘었으니 주변에서도 그렇게들 말한다. 여전히 트라이라면 이덕화의 광고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품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출시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최근 회사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송인 김나영을 모델로 내세웠다. 지속적으로 페이스북 등 여러 가지 SNS,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쉽게 바뀔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노력 중이다.
 
또한 현재 유럽, 미국 등 여러 해외 브랜드 중에서 우리와 이미지가 잘 맞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브랜드를 열심히 물색하고 있다. 조만간 선정 작업을 완료하고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에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 고객층들을 대거 끌어 들이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얼마 전 엠코르셋이 미란다커가 활동하고 있는 원더브라 수입을 통해 엄청난 인기몰이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우리도 라이센스를 통해 브랜드를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좀 더 영하고 트렌디한 기업 이미지를 전환시키자는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여러 브랜드 중 후보자를 압축한 상태로 조만간 시장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장차 업체인 광림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워낙 동떨어진 사업분야라 시장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러한 시각에 대한 입장과 광림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게 있나.
 
▲대표적인 의류 수출기업 한세실업(105630)이 인터넷 도서판매업체 YES24를 인수하고 더욱 성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고 우리도 그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광림의 매출중 35%가 수출로 이루어진다. 쌍방울도 수출 비중이 적지 않다. 두 업체의 수출지역만 해도 30개국이 넘고 서로 중복되는 지역도 많지 않다. 따라서 시장을 키울 여력은 더욱 많다고 본다. 실제로 이런 시너지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사업은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시장규모는 점점 줄어드는데 반해 유니클로의 히트텍 등 SPA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이너웨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에 대한 영향도 많이 받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은.
 
▲사실 국내시장은 몇 년째 정체 상태다. 앞으로도 시장규모도 줄어들고 사업 여건도 점점 더 어려워질거다. 내년도 이너웨어 시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제는 내의, 외의 개념이 따로 없어지는 것도 있고 SPA브랜드가 워낙 많이 들어와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다보니 점유율을 많이 뺏긴 것도 사실이다. 설 자리가 점점 작아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현실이고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생각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유통망 다변화와 해외시장 확장이다. 이를 위해 올해 이너웨어 업계에서 최초로 아웃렛 매장을 열었다. 트라이부터 해서 크리켓, 미스베라 등 10개가 넘는 쌍방울의 모든 브랜드들이 다 들어가 있다. 이월상품도 선보인다. 가격과 브랜드 다양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현재 대도시마다  하나씩 매장이 들어서 있는데 예상보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30개까지 아웃렛 매장을 늘릴 생각이다.
 
◇대전 변동에 위치한 아웃렛 매장.(사진제공=쌍방울)
 
또 하나는 국내가 아닌 바깥쪽을 보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중동, 북미, 미국 등 계속해서 해외시장을 뚫어내는 작업에 힘을 주고 강하게 밀어 붙일 계획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시장은 중국이다. 현재 5개의 중국법인을 가지고 있고 자체 공장에서 물량을 생산하면서 인건비나 원가도 절감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중국 출장길에 오를 정도로 가장 신경쓰고 집중하는 부분이다.
 
-실적부진과 지난해 전 대표이사의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인해 부침이 컸다. 회사 전체적인 이미지가 많이 훼손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입장과 이미지 제고 방안은.
 
▲주주님들께 대단히 죄송한 일이다. 회사의 대표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회사의 본질적인 부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분은 아니고 또한 일부 외곡돼서 알려진 부분도 있어 그 부분이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결국 평가는 주주들이 하리라 본다. 결국 주가도 정상화되면서 올해 상한가를 여러번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회사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아직도 믿어주시는거라 본다. 비록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회사조직 등이 재정비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변모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성과나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부정적인 회사 이미지도 일정 부분 불식됐다고 생각한다. 주주들과 고객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는 결국  실적을 개선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표이사 선임 후 일 년 가량 지났다. 그간 성과에 대해 자체 평가한다면.
 
▲건축 전공자로 건설업계에서만 20년 넘게 몸 담아왔던 터라 사실 의류사업은 처음이다. 쉽지 않은 사업이고 제조와 유통을 함께 운영하다 보니 많은 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않고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명확한 예산관리를 통해 판관비를 전년대비 5% 가량 절감시켰고 구매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서 원가도 절감하고 있다. 유통은 무분별한 할인정책 보다는 점주와 회사가 동반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중국 유고홈쇼핑 론칭으로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고, 조만간 또다른 홈쇼핑도 론칭해 본격적인 중국 내의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게된다. 사실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해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준비한 한해라면 내년에는 정착되고 결과물이 도출될 한해가 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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