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재점화…관건은 '결제·유통망' 정비
은행·빅테크·거래소,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대비 분주
"발행 경쟁보다 인프라 구축 중요"
2026-07-15 16:14:35 2026-07-15 17:38:24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최근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마련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면서 관련 논의가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금융권과 빅테크, 가상자산 업계도 제도화 이후를 대비한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그동안 논의의 초점이 단순히 발행 주체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결제·유통 인프라 구축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마련을 다시 공식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을 넘어, 지급결제와 금융 인프라 경쟁력 차원에서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시장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은행권은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 결제·정산 체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빅테크와 가상자산거래소, 블록체인 기업들도 관련 투자와 사업 준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의 성패가 발행 능력보다는 결제·유통 인프라 확보 유무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결제, 송금, 기업 간 정산을 아우르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미지. (이미지=ChatGPT)
 
국내 기업들도 발행 경쟁보다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최근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강화한 '스테이블넷 월렛 버전2'를 공개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인프라와 기술적 기반이 갖춰져 있어야 실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주요국들도 역시 발행뿐 아니라 활용 기반, 유통 규율 정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편입하고 있으며, 주요 스테이블코인인 USDC 발행사 써클은 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발행과 유통을 분리해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규율 체계를 마련하고, 편의점 결제와 해외송금 등 실사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역시 발행 주체 논의를 넘어 유통 체계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기흥 디지털융합산업협회 회장은 "발행보다도 유통 체계와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하다"며 "발행을 하더라도 유통이 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일본 역시 발행자 규율뿐 아니라 유통사업자 정비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인 김태림 엑시스 로(AXIS Law) 대표변호사도 발행 자격 논쟁보다 발행 이후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발행 주체는 진입 문턱의 문제일 뿐, 제도의 실효성은 발행 이후 단계에서 갈린다"며 "준비자산의 구성과 분리보관, 이용자의 상환청구권, 대규모 환매 시 유동성 대응, 유통·중개 단계의 규율이 실제 안정성을 좌우한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여부는 확실한 사용처 확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지급·송금 수단인 만큼 어디서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느냐가 실사용을 결정한다"며 "발행 라이선스를 확보하더라도 결제 가맹점과 정산 인프라, 유통망이 없다면 준비자산만 쌓인 토큰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준비자산 건전성과 상환 보장이 필요한 발행은 은행과 신탁의 강점이 크고, 결제·정산 인프라와 사용처 확보는 빅테크, 이용자 접점과 유통 채널은 거래소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뉠 수 있다"며 "관건은 누가 발행권을 갖느냐가 아니라, 각 주체가 잘하는 단계를 맡도록 규율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