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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상승세, 투자자 불안 ↑
제2금융권 주담대 100조원 육박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금융권 대출도 최고 수준
2016-03-20 00:00:00 2016-03-20 00: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전세난을 타고 가파르게 오르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제2금융권에서 주택, 상가 등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20일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억8803만원으로, 전달 2억8820만원보다 17만원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중위 가격이 하락한 건 지난 2014년 5월 이후 1년 8개월만이다.
 
지난해 주택 공급이 많이 늘어나고 올해 들어 금융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지난달 KB부동산 매매 전망지수는 89.8로, 전월 90.1보다 떨어졌다. 매매 전망지수가 80대로 주저앉은 건 201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계속했던 아파트값이 주춤하자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2금융권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은 2008년 5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9조5000억원으로 7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57.7% 증가한 것에 비해 18.7%p 높은 수준이다.
 
전세난으로 인해 주택매매시장으로 유입된 실수요와 함께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자금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현황 추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3조8000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50% 증가했다. 이는 다른 업종에 비해 대출 잔액과 증가세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이 가계소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대출을 통해 구입한 아파트값이 하락할 경우 가계자산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가계부채 급증으로 인한 금융권의 대출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대출을 통한 투자자들의 손실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 하락보다는 소득증가율에 비해 부채증가율이 높다는 점이 더 문제"라며 "여신 심사 강화 등의 방법으로 부채증가율을 낮추고, 최후의 수단으로는 1금융권 및 2금융권이 모두 참여하는 가계부채 총량규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상호금융권의 토지, 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보험권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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