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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삼성페이? 카톡 교환권? 그게 뭔가요?"
2017-06-11 11:22:28 2017-06-11 11:22:28
"카카오톡 교환권이요? 처음 보는데…"
 
지난달 화성시 제부도의 한 편의점. 사장님은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기자도 당황했다. 카카오톡으로 받은 숙취해소 음료 교환권을 내밀었지만 사장님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살폈다. 바코드를 찍고 결제가 정상적으로 끝나자 비로소 숙취해소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심을 거두지 못한 사장님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기자의 전화번호를 받아 적었다.
 
카카오톡은 전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린다. 메신저뿐만 아니라 쇼핑·게임·뉴스 등의 기능까지 갖추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비대해진 카카오톡의 수많은 기능들이 생소한 사용자도 있다. 익숙하지 않음에 그들에겐 불편한 서비스다.
 
"요즘엔 잘 안 써요. 가게마다 틀리지만 모르는 경우도 많아 매번 설명도 필요하고요. 그냥 기존 신용카드로 긁는 게 속 편해요."
 
지난주 취재차 만난 모 기업 관계자의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이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쓰지 않는다. 주로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카드 결제를 많이 하는데, 여전히 모르는 곳이 많다. 삼성페이를 모르는 음식점 직원들은 바쁜 점심시간에 결제하겠다고 휴대전화를 불쑥 내밀면 당황해한다. 편하게 결제하라고 나온 서비스지만 상대방이 모르면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8월 야심차게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다. 대부분의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자신의 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하고 휴대폰을 카드 결제기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사용 가능한 단말기도 갤럭시S6부터 S7·S8을 비롯해 갤럭시노트5, 갤럭시A 시리즈 등으로 확대됐다.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IT 기술들을 쏟아낸다. 반면 정작 사용해야 할 소비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IT 기업에 근무하거나 IT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최신 기술을 먼저 접하고 이해해야 하지만 이는 직업의 특수성일 뿐, 대중들은 스쳐지나가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게 사장되는 기술들이 한둘이 아니다.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면서 속도전도 중요해졌다. 기업들은 하나의 서비스를 내놓으면 바로 다음을 준비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비스를 써야 할 소비자들이 모르면 소용이 없다. 소비자들이 알고 많이 써야 서비스의 부족한 점도 나온다. 보완과 개선의 원동력이다. 기술 경쟁도 결국 대중 속으로 녹아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선점이며, 대중화다.
 
산업1부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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