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사채이용자 구제 위한 범정부차원의 특별대책 필요하다
입력 : 2017-08-10 08:00:00 수정 : 2017-08-10 08:00:00
모든 정책에는 실행의 우선 순위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개인 채무자에 대한 신용회복지원 활동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민간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용회복위원회 중심의 개인 워크아웃이나 정부차원의 개인회생제도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새정부 들어서 추진하고 있는 장기연체 소액채권에 대해 과감한 채무정리도 같은 맥락에서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다.
  
그러면 채무로 인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사채의 어둠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집에가면 사채업자가 기다릴거야"라면서 일가족을 태운 자동차가 수원의 저수지로 돌진한 사건, 30만원을 빌려쓰고 1주일 후 50만원을 갚는 연3400%의 사채를 쓰고, 사채업자를 피해 여관방을 전전하는 30대 젊은이의 사연 등을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들이 사채업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수단은 주민등록을 말소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의 각종 복지혜택조차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렇지만 암시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정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채의 늪에 빠져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다. 사채를 이용한 분들 또한 자신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적극 알리지 못한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친구나 지인들도 멀리한다. 그러다 보면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40~50대의 자살자 중 경제적인 원인인 경우가 절반정도에 달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게다가 정부는 또 법상상한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조사자료를 보면 법상 상한금리를 현재 27.9%에서 연 24%로 인하되면 30여만명이 대부업조차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금리를 내렸을 때 이들이 차입을 포기하고 다른 수단을 찾으면 좋지만, 암시장이라도 이용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금전전인 금액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피해가 우려된다. 말없이 죽어가는 사채이용자들을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럼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할까?
 
첫째, 참여정부에서 실시했던 것과 같은 범정부 협의체 또는 민관합동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법무부, 검경 등 수사기관, 국세청, 행자부, 금융위, 공정거래위, 한국대부금융협회, 서민금융진흥원 등 서민금융유관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협의체를 구성해서 공동대처해야 한다. 먼저 법상 상한이자율을 초과하는 불법사채 등에 대해서 한국대부업협회나 법률구조공단 중심으로 채무조정을 실시하고, 사채이용자별 상담업무를 활성화해야 한다.
 
상담업무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민금융진흥원 소관의 상담기구나 전국에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많은 상담관련 단체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서민금융연구포럼에서 검토 중에 있는 금융주치의 제도 도입 등을 통해서 1회성 상담에 그치지 말고, 환자의 상태가 심각할 경우 중장기적인 상담을 통해 자활이 가능토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불법사채업자가 무서워하는 것은 경찰보다는 국세청임을 감안해, 연중 경찰청과 국세청 상시 합동단속을 실시해 어려운 서민들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일부 수사기관에서는 사채피해를 신고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둘째, 올바른 진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진통제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에게는 자금융통을 지원하고, 오래 지속돼온 구조적 문제로 인해 홀로서기가 어려운 경우는 수술의 방식인 워크아웃, 개인회생이나 파산 등의 재기지원 방안을 모색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기능을 대폭 확대해 원스톱(One-stop)서비스 기능을 확충하고, 국가공인 신용상담사나 금융회사의 조기퇴직 전문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저신용자들의 신용회복도 지원하면서 유휴인력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아주 좋은 기회다.
  
셋째, 정보비대칭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정보공급 제한은 채무자가 어느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한지 몰라서 고금리 채무를 지게 됨으로써 신용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으로서는 이자율보다는 빠르고 편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고금리 돈을 빌리고 나면 신용도가 급격히 하락된다. 실제 사채이용자 설문조사결과 대부부의 채무는 빠르고 편한 신용카드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카드빚을 돌려막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음이 이를 방증한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맞춤대출서비스(구 한국이지론) 기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최소한 정보부족으로 사채시장에 가는 일만은 막아야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제2, 제3의 한국이지론을 만들어서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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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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