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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선진국들 실업률 극복, 보건의료 산업이 일자리 핵심"
"미·일·영·독 실업률 최저치 경신 중…기업들의 역동적 생산활동 촉진시켜줘야"
2017-08-30 06:00:00 2017-08-30 06:00:00
문재인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출범했다. 일자리 예산을 늘려 공공부문이 일자리 늘리기에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일자리 창출 노력은 얼마나 성과를 거둘 것인가?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공무원 증원은 예산만 늘리면 쉽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은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기업 활동을 조장하기보다 갖가지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최소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지금 세계경제는 호황국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선진국들의 고용사정은 연일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서,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법으로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는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선진국들의 동향과 우리가 배워야 할 점 등을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의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미국의 실업률은 7월 4.3%를 기록해 세계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이었던 2009년 10월의 10%이후는 물론 2001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업률 신기록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의 실업률도 6월 2.8%로 세계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이었던 2009년 7월의 5.5%이후는 물론 1994년 5월 이후 2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해 ‘잃어버린 20년’의 상처를 씻어냈다.
 
독일의 실업률 역시 7월 5.6%로 2010년 2월의 8.6%이후는 물론 1991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마 실업률 최저치 갱신의 최고기록 영광은 영국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영국의 실업률은 지난 4~6월간 4.4%로 세계 금융위기이후 가장 높았던 2011년 8~10월간 8.4%이후는 물론 1975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세계 주요국들의 실업률 최저치 경신 뉴스들을 들으면서 생기는 의문은 도대체 그 많은 일자리가 과연 어디서 왔는가 하는 점이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미국·일본·독일·영국 4개국의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시점과 최근 시기의 산업별 취업자 수와 변동된 취업자 수의 구성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선진 4개국이 세계 금융위기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 일자리가 어떤 산업에서 만들어졌는지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주요국 일자리 창출,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높아
 
일자리 창출에 가장 기여한 산업은 4개국 공통적으로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증가에서 차지하는 보건서비스업의 비중은 미국 22.4%, 독일 21.4%, 영국 20.1%에 달했으며, 특히 일본의 경우 2009년 6월과 2017년 6월간 취업자 증가의 78%를 보건의료서비스업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 직접 관련된 법률과 회계 등 전문서비스 분야 취업자 증가비중은 영국의 경우 22%로 보건서비스 산업보다 높았으며, 일본 18%, 미국 13.7%, 독일 12.4%에 달했다. 기업 경영을 지원하는 각종 사업서비스 산업의 고용창출 비중도 높았다. 영국의 경우 취업자 증가의 18.7%, 독일 6.4%, 미국 13.6%에 달했다.
 
주목되는 양상은 전문서비스 산업과 사업서비스 산업은 공히 기업 경영을 지원하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이 두 산업에서 창출된 기업 활동에 관련된 취업자 수를 합치면, 일본을 제외하고 미국·독일·영국 공히 보건서비스 산업보다도 고용 창출기여도가 높았다. 역시 일자리는 기업 활동에서 나온다.
 
제조업의 경우, 각국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경기회복국면에서 발생한 취업자 변동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독일의 경우 10.3%, 미국 3.8%인 반면 일본은 △4.2%, 영국은 △2.2%로 오히려 취업자가 감소했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미국은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 12.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영국 7.4%, 독일은 4.2%에 그쳤다.
 
음식숙박업의 경우, 미국에서는 일자리 증가의 16.5%를 차지해 보건의료서비스 산업 다음으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다음으로 영국이 11.4%로 높은 기여도를 보인 반면에 독일은 5.2%, 일본은 2.1%로 낮았다.
 
정부부문의 일자리는 미국·일본·영국의 경우 오히려 감소했으며, 독일만 취업자 증가의 2.1%를 차지했다.
 
한국, 숙박업·부동산업 취업자 증가 비중 높아
 
우리나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지난 정점에 가까운 2011년 6월과 2017년 6월간 산업별 취업자 증감 비중을 살펴본 결과,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이 동 기간 취업자 증가의 26.9%를 차지해 선진 4개국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다음으로 숙박음식업이 20%를, 제조업이 17.7%를 차지했다.
 
미국·일본·독일·영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의 산업별 구성 특징은 숙박음식업과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반면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서비스산업과 사업지원서비스 산업의 고용 창출비중은 4개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동산업의 취업자 증가 비중이 7.6%를 차지해 다른 나라들보다 이례적으로 높았다.
 
우리나라의 산업별 일자리 창출구조를 보면 제조업의 고용 창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서비스와 사업지원 서비스의 고용 창출비중이 낮고, 숙박음식업과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고용비중이 높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 기업들의 역동적 활동 촉진하는 것
 
각국마다 산업구조의 특징이 다른 만큼 산업별 고용 창출구조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5개국의 경기회복 국면에서 산업별 일자리 증감 구조를 살펴본 결과, 분명한 시사점이 있다. 첫째, 기업 활동에 관련된 서비스 산업이 고용 창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며, 둘째로 5개국 공히 고령화의 진행으로 인하여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이 일자리 창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5개국의 경기회복 기간 중 산업별 고용증감 구조를 비교해본 결과, 우리나라는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의 창출 비중은 낮은 반면에 저임금의 숙박음식업과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합계가 3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 결과는 기업 생태계의 혁신을 통하여 기업들의 역동적인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의 핵심임을 재확인 시켜주는 것이며,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구조의 문제점을 제시해 주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구 aT 센터에서 열린 '2017 농림식품산업 일자리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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