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떠난 ‘레거시 낸드’…틈새 파고드는 중국
“하반기 SLC 가격 170% 상승”
고부가 제품 밀려 공급난 심화
중 YMTC 등 ‘틈새시장’ 공략
2026-07-14 14:33:37 2026-07-14 14:48:0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 키옥시아 등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이 고부가 낸드플래시에 제조 역량을 집중하면서,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등 구형(레거시) 낸드플래시의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구형 제품은 자동차 전장·의료 산업용 장비 등에 탑재되는 만큼, 완제품 업체들의 공급 부담도 심해지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16나노 64기가비트(Gb) 미드레벨셀(MLC) 낸드플래시 제품. (사진=SK하이닉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MLC 이하급 낸드플래시의 생산량 감소로 낸드 계약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상반기 MLC 낸드 계약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SLC 낸드는 하반기 계약 가격이 상반기 대비 120~17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계절적 재고 보충과 더불어 성숙 노드 낸드 생산량의 지속적인 감소, 4분기 재고 소진으로 공급이 더욱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에 몇 개의 정보(비트)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1비트), MLC(2비트), TLC(트리플레벨셀·3비트), QLC(쿼드레벨셀·4비트)로 나뉩니다. 하나의 셀에 담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더 작은 칩에 고용량 구현이 가능하지만, 내구성과 안정성 유지는 어려워집니다. 이에 레거시 낸드는 높은 내구성을 요구하는 의료기기, 자동차, 산업용 로봇 시장 등에서 주로 쓰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TLC와 QLC 낸드가 시장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는 상황입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낸드 생산업체들은 모두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 속도를 높이며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업계는 레거시 낸드 제품 생산량을 줄이거나 단종하는 추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고객사에 MLC 낸드 단종(EOL)을 통보한 뒤 지난 6월 최종 출하를 끝으로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키옥시아 역시 오는 9월까지 2D 낸드와 3세대 BiCS 플래시 제품 등의 최종 주문을 받고, 2029년부터 생산을 중단한다고 고객사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MLC 낸드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레거시 낸드는 상대적으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8%에 그쳤던 양쯔메모리(YMTC)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한 3공장 건설을 진행 중인 YMTC는 내년부터 공장을 본격 가동해 생산능력(캐파)를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YMTC는 TLC, QLC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는 한편 레거시 낸드의 점유율을 높여 틈새시장 공략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완제품 업체들의 원가 부담과 공급망 리스크가 향후 더 부각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레거시 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TLC·QLC 시장을 잡기 위해 생산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라며 “(레거시 낸드의) 초과 수요로 완제품 사업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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