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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헌법적 시각'으로 다시 보는 우리 세상
세상 속 헌법이야기|법무법인 화우 지음|박영사 펴냄
2019-01-02 17:25:05 2019-01-02 17:25:0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면 안되나요?"
 
일명 '학원법'으로 불리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은 2009년 이 같은 물음에 '안된다'는 결론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과열된 학원교습으로부터 수면·휴식시간을 확보해 건강, 여가를 보장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과연 학원교습시간을 제한한다고 학생들의 건강과 여가가 보장될 수 있을까.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고 궁극적으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경감될 수 있을까. 
 
법무법인 화우의 현직 로펌변호사들은 신간 '세상 속 헌법이야기'에서 이러한 세상사 다양한 이야기들을 '헌법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알려준다. 
 
교육과 연금 등 일상의 작은 사건부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수도 이전 헌법소원 사건 등 중대한 정치적 사건까지 총 16개의 재판 사례를 소개한다. 모두 과거 화우 변호사들이 다룬 바 있는 헌법 사건들이다. 
 
실제 헌법재판소 변론과정에서 헌법상의 쟁점을 둘러싸고 오간 주장들,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등을 알기 쉽게 풀이하고, 사건수행 과정에서의 숨겨진 뒷이야기들까지 재미있게 소개한다. 
 
'학원법'과 관련 저자들은 2009년의 판결에 대해 반박 자료를 만든 일화를 소개한다. 학생들의 실제 수면·휴식시간,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경감 여부 등에 관한 대대적 설문과 학원교습시간 제한에 따른 심야 과외교습 증가 사태 등을 분석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결과는 또 다시 위헌, 그럼에도 저자들은 세상의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증언한다. "2009년 결정 당시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한 헌법재판관이 1명에 불과 했는데, 2016년 결정에서는 3명으로 늘어났어요. 어쨌든 학생의 건강 및 여가를 위한 적극적 지원, 공교육의 개량 및 개선이 아니라 학원교습시간 제한이라는 방법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듯 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배경이나 사회 분위기, 정치·사회적 내용은 가급적 배제하고, 헌법재판이라는 법률적 측면을 위주로 사건을 회고한다. 변호사의 법률적 시각으로 사건 발단부터 주요 진행경과, 헌법재판소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객관적으로 훑어준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은 헌정사 초유의 사건으로,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어요. 어느 누구도 과정과 결과를 장담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추한 쪽과 방어하는 쪽 모두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헌법재판소 역시 큰 부담을 안고 절차 진행과 결론에 임하였습니다."
 
저자들은 공법과 사법 분야의 여러 법들이 우리 생활과 직,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법이 헌법이라 정의한다. 
 
"헌법은 모든 법의 기본일 뿐 아니라 헌법정신이 바로 시대정신입니다. 올바른 시대정신을 지니고 있지 않은 국가와 민족은 결코 번영할 수 없습니다. 여기 소개된 헌법사례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을 읽고 그 밑바탕에 흐르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관한 식견, 생활의 지혜를 얻게 되길 기대합니다."
 
'세상 속 헌법이야기'. 사진/박영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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