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한류 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엔터업계 맏형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041510))가 최근 운영 혼선과 리더십 부재로 팬들과 아티스트의 불신을 사고 있습니다. 태연 콘서트 취소, NCT 비자 문제에 이어 카리나의 정치적 오해를 부른 사진 논란까지 겹치며 관리 역량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카카오(035720)와 텐센트 등이 지분을 나눠 가진 구조도 독립성 약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SM엔터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의 결별 이후 리더십 공백 논란이 지속돼왔습니다. 최근에는 업무 미숙으로 경영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까지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SM엔터는 소속 아티스트 태연의 일본 도쿄 콘서트를 계획했지만 공연 기자재 도착 지연으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전격 취소했습니다. 특히 공연 당일에서야 취소 공지를 올려 팬들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태연은 자신의 SNS를 통해 "도둑맞은 느낌"이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5월에는 NCT 위시가 비자 문제로 ‘SMTOWN 라이브 2025 in LA’ 무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공연 참가를 위한 비자 발급 절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승인 지연으로 결국 무대에 설 수 없게 된 겁니다.
아티스트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선거 기간 중 카리나가 ‘2번’이 적힌 빨간 옷을 입은 채 SNS 게시물을 올린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예민한 시기에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해 팬들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서트는 소속 아티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데, 준비 미흡이나 비자 문제로 무산된다는 건 조직 관리에 큰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선거 기간과 같이 민감한 시기에는 아티스트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데, 이를 놓쳤다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운영 역량 저하와 리더십 부재에 더해, 해외 자본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독립성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SM엔터의 지분은
카카오(035720)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약 41%, 하이브가 중국 텐센트에 매각한 지분 9.4%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지분의 41%를 보유하고 있으나, 2023년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가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공동 참여했습니다. 이는 기존 주주의 의결권을 희석하지 않으면서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제3자가 추가로 신주를 인수해 회사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회사의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회사 지배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제3자가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특정 제3자가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경우 기존 주주 지배구조가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지배구조상 SM엔터는 사우디가 카카오를 통해 간접 지배하고, 텐센트가 직접 투자하는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제작, 플랫폼, 유통 등 전반적인 산업 구조가 외국 자본에 크게 의존하게 됐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새 정부는 K콘텐츠를 세계 5대 경제 강국 달성을 위한 핵심 성장 엔진 중 하나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K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해외 자본 유입의 영향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요.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M엔터는 K엔터 산업의 상징성과 상업적 영향력이 큰 기업인데, 2대 주주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업계 내부에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한한령 이전에도 중국의 투자로 문제가 발생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SM엔터에 대한 외국 자본 유입은 신중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류 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에스엠이 운영 혼선과 리더십 부재로 팬들과 아티스트의 불신을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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