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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 심의 예정대로…'해임' 의결 가능성
이용구 신임 차관 내정으로 절차적 문제 해결…윤 총장 측, 당일 징계위 구성 기피 신청 전망
2020-12-02 17:24:00 2020-12-02 17:24: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고기영 법무부 차관 후임으로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내정하면서 4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심의위는 일단 열리게 됐다.
 
고 차관이 지난 30일 사의를 분명히 하면서 전날만 해도 징계심의위가 열릴지 여부가 불투명했다. 검사징계법상 혐의 대상자에 대한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징계심의위에서 배제되는데, 이번 사안의 경우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기 때문이다.
 
법상 법무부장관은 징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 때문에, 당초 징계심의위원장은 고 차관이 대행할 것으로 예정됐으나 고 차관의 사의로 이마저 불가능하게 됐다. 위원장을 포함한 징계위원 총 구성원 7명 중 5명만 남게 되는 상황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신임 차관이 내정되면서 일단 절차적인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도 징계심의가 제대로 이뤄질지가 불분명하다. 법무부가 윤 총장 측이 요구한 윤 총장 징계위원회 관련 정보 공개를 최종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 대리를 맡고 있는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2일 "우리가 요구했던 징계청구결재문서와 위원명단 정보공개를 거부한다는 통지를 오늘 오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징계청구 결재문서는 감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 초래를 이유로, 명단 비공개는 사생활 비밀 침해 및 징계의 공정성, 원활한 위원회 활동 침해 우려를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 이튿날인 2일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취재진이 출근을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윤 총장 측은 전날 법무부에 윤 총장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징계기록 열람·등사, 징계 청구 결재 문서, 징계위 명단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징계청구 결재문서는 '패싱'논란이 제기된 류혁 감찰관과 관련해 감찰의 절차적 위법성을 판단하기 위함이었다. 징계위원 명단 요구는 위원 구성을 추 장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윤 총장으로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징계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이 내정자 외 징계심의위원으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검사 2명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다. 두 사람 모두 오래 전부터 윤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외부인사로 위촉된 나머지 징계심의위원 3명은 비공개 상태다. 
 
윤 총장 측은 이들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할 경우 당일 현장에서 징계위에 기피신청을 할 계획이다. 검사징계법 17조는 '징계혐의자는 위원장 또는 위원에게 징계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에는 위원회에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해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윤 총장 측이 기피신청을 한다고 해도 심 국장과 신 부장이 징계심의에서 제외될지는 미지수다. 같은 법 같은 조항은 '기피신청이 있을 때에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기피 여부를 의결하며, 이 의결에 기피신청을 받은 사람은 참여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징계의결은 당일 내려질 것으로 보는 것이 법무부와 검찰 안팎의 전망이다.
 
징계 수위는 '해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추 장관과 정부, 여당은 윤 총장의 징계혐의가 해임 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오고 있다. 결국 윤 총장은 징계의결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다시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측에서는 징계심의가 연기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징계혐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징계혐의가 징계대상으로 확정될 수 있는지 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징계의결을 강행한다면 뒷말이 두고두고 남을 것"이라며 "법무부로서는 이를 보강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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