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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이 옷으로 변신"…석화업계, '순환경제'로 돈 번다
롯데케미칼, 2030년까지 리사이클링 제품 판매 100만t 규모로 확대
효성티앤씨, 폐페트병서 폴리에스터 섬유 추출해 옷 만들어
2021-02-23 06:03:36 2021-02-23 06:03:3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세계적으로 불고있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원료로 만들거나 재생 소재를 뽑아내는 등 순환 자원으로서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탈 플라스틱 흐름에 따라 꾸준한 수요를 창출할 분야인만큼 기업들은 당장 높은 수익 창출은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순환경제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효성티앤씨(298020), SK(034730)종합화학 등 전통 석화기업들은 사용한 플라스틱 자원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 송파구 자원순환공원에 재활용될 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케미칼은 재생 플라스틱 소재 공급과 개발에 방점을 두고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전세계적 재생소재 사용 증가와 각종 환경규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 수지(PCR) 소재(rPET, rPC, rPP, rABS)의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과 식품 용기에 적용이 가능한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소재를 개발했다.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재사용이 가능한 원료로 만들고, 일련의 가공 공정을 거쳐 PCR-PP로 만드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의 가스화를 통한 원료 재사용, 폐플라스틱의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 방안을 연구 개발해 리사이클링 제품 판매를 오는 2030년까지 100만톤(t)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지역 리사이클링 클러스터 확장하고 스타트업과 연계한 친환경 제품개발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뽑아낸 친환경 섬유로 의류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선보인 의류에는 서울시와 금천·영등포·강남구가 투명 폐페트병을 분리 수거하면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서울'과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목화에서 뽑아낸 오가닉코튼이 사용됐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 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리젠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불순물 세척 공정을 추가·강화하는 등 고품질 섬유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전환하는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열분해유 기술은 폐비닐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시켜 원료를 추출해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납사(나프타)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기술로 알려져있다.
 
한화솔루션(009830)의 경우는 열분해유를 고품질 원료 화학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PTC)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폐플라스틱의 친환경 처리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3년간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난 1950~2015년까지 누적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83억톤 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63억톤(75.9%)에 이른다. 해마다 평균 3억톤 규모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가운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0년 누적 폐기물 발생량은 330억톤에 달할 전망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플라스틱 문제가 부각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까다로운 이유는 동일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만 모아 가공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데, 두 가지 이상의 원료가 섞이면 성능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수거와 선별 작업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당장의 매출이나 규모의 경제로 성장성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분리, 세척, 변환, 재처리 작업 과정에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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